좋은 아침이에요. 일요일 아침이잖아요 어제 늦게 잤는데도 일찍 일어났거던요. 라떼예요, 향기나는 바닐라 라떼 아이스크림처럼 살살 녹아요 달달한 맛, 은 자주 다정해서 찾아요 아침 햇살이 남쪽 하늘로 퍼지네요 눈부신 빛으로요. 정지된 듯 공평하게요. 이제 제 시간이 왔어요 틈틈이 사이사이 쉼표,를 찾지 않아도 온통 내 것 같아요. 널린 시간을 펼치고 걷지 않으려고요. 그냥 손 대면 가질 수 있는 기쁨도 누려보려고요 일 년을 하루같이, 한 해 동안 정말 열심히 살았거던요 아낌없이 눈 맞추고 이야기 나누었거던요 할 수 있는 만큼요. 하고 싶은 일은 그 후에 더 벅차올라요 그 순간 후회 없이 행복하길 원했고 바람처럼 행복했고 보람은 진실로 자랐어요 더불어 잘 누렸어요. 고마운 일이지요. 이런 소소함, 어떤 순간의 그림은 그대로 빛 없이도 숨 쉬거던요. 지난 크리스마스이브날 수업이 마지막이었어요. 비교적 그동안 이곳의 학교는 철저한 안전수칙이 잘 지켜진 가운데 대면 수업이 이루어졌거던요. 그래서 한동안 몹시 바쁘기도 했던 모든 일정을 클리어하고 나니 문득 느슨해졌어요. 쏜살같은 시간이 느리게 와서 좋아요. 스스로 토닥토닥해줬어요. 기특하고 대견한 자신에게 요 오래 힘들었을 텐데도 더불어 함께 해준 모두의 마음에게도 요. 동지 때 새알을 너무 많이 먹었어요 다행히 나이는 한 살만 먹을 거여서 괜찮았어요. 이렇게 찬찬히 나이 듦이 좋아요. 거꾸로 옛날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도 않아서 그냥 하루하루 아름답게 나이 들고 싶어요 앞으로의 나와 시간을 기대해요. 이 겨울나무 나이테의 속 깊음처럼 요.
이제 한동안 오래 쉴 수 있어서 좋아요. 푹 겨울품에 잠겨 가만가만 게을러보려고요. 쌓인 책들 한 권씩 꺼내보면서요. 오로지 나만의 시간으로요. 비워내는 시간으로요. 모두가 온전하진 않아도 모두가 고마운 것들 투성입니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 밖에서 안으로 앉습니다. 겨울이 깊어갈수록 따라 깊어지겠지요? 아주 조금씩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