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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선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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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 Jan 27. 2022

바닷길을 걸었어요.


모처럼 바닷길을 걸었어요.
바다를 앞에 두고 커피도 마셨는데요.
사실은 커피보다 멍하니 바다만 바라보다
그만 커피가 식어도 좋았지요.
오래오래 앉아 있었답니다.
만지면 사라지는 빛.
시간이 흐르면 바다도 흘러

어떤 색을 조금씩 담궜는데요
바다가 하늘 같았어요
눈부심은 별처럼 총총
소금 같은 하얀빛으로 자잘하게 부서지면
빛은 또 저만치 높았다가 낮아지기 시작했다지요
마치 바다를 위한 배려처럼요.

마치 나를 위한 배려처럼요.
하늘이 낮아지고 어떤 빛이 몰려오면
아득한 빛깔로 스미다
가면 또 그 자리로 물든 저녁은 뭉클했는데요
어둠이 내리면 저 너머로 빛을 보낼 거래요
아마도 빛을 맛 본 바다가 잠든 사이
저 세상을 빛나게 해 줄 선물 같지요.


봄. 같았어요. 바다도. 바람도.
그래서 바깥에 오래 있어도 춥지 않아서
좋았어요. 겨울 그리고 봄 그 사이 바다 같았거던요.

냉큼, 그 사이를 걷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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