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너 참 기특한 거 알아? 두려움을 걷어낼 용기, 걱정을 덜어낸다는 말, 그 용기를 칭찬해
이제 힘을 내기 시작했다는 거고 또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이렇게 표시낸 거지?
잘했어.
"선생님이 너무 유쾌하시고 반을 즐겁고 해 주어서 좋았다.. 내 얘기도 잘 들어줘서 기분이 좋았다.
이제 나부터 사랑하고 믿어야겠다."
사랑이란 단어는 자신에게 하면 왠지 뭉클해지는 것 같다. 또한 자기를 사랑한다고 손을 번쩍 드는 아이의
마음은 이미 사랑일 텐데 그 사랑이 이렇게 또 종이에 옮겨져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사랑이라는 두 글자를 글로 쓰면서 손이 기억하는 사랑. 스스로 소생시키는 무수한 가능성을 사랑한다.
의외로 사랑이 막 시작되는 순간이 오면 대체로 잠잠하다. 동시에 꼬물꼬물 돋아나는 소름 내지 어떤 사랑은 사라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사랑이 아닌 건 아니어서 직접 하나하나 불을 켠다.
데워진 순간이 식지 않도록, 다시 그 마음이 뜨거워지도록 눈치 없이 사라지기 전에 옮겨 심어주어야 한다.
우리 사이의 이야기는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어쩌면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라고 흘려들을 수도 있겠지만 하나도 똑같지 않은 이야기로 흐른다. 그 사이 흔한 오해의 거리로 멀어지기도 하겠지만 살아가는 일은 어디론가 나아가고 나아지려고 하니까, 그 모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겪어내고 있다.
소중한 이야기 하나, 둘, 더하고 더하면 잘 풀어질 테니까. 이렇게 오늘도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이어질 것이다.
오늘도 바람이 아주 시렸다.
마치 겨울로 접어드는 바람처럼 북쪽 냄새가 많이 났는데 그래서 더 좋았다.
왜냐하면 바람 앞에 서면 나도 모르게 바람을 자꾸 맞고 싶어 지니까.
어쩔 수 없다. 사계절의 바람은 한여름 빼고는 탄생의 기쁨을 안겨주니까. 이유는 저마다 이름이 있다.
오랜 일을 하면서 만남은 나를 눈뜨게 했다. 어떤 대상들이 다 스승 같다.
아이도 어른도 군인도, 사람이니까, 모르지만 서로 배워가면서 알아간다.
오랜 지난 이야기들을 소환할 때가 자주 있다. 그때마다 일기처럼 적어두려고 했는데 잘되지 않았다. 왜 그런지 약간의 쑥스러움과 민망함이 있었던 것 같다.
비밀도 아니면서 뭔가 비공개는 나름의 의미는 분명 있겠지만, 사실 블로그조차 전체 공개가 쉽지가 않다. 아이처럼 내게도 작은 용기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남들은 별것 아닌 일이 내겐 뭔가 어색해도 조금씩 털어 보려고 쓴다.
오래 해 오던 내 일의 순간이 가물거려도 느낌은 아니까 이제는 담아두려고 그날그날 오늘도 일기처럼 쓴다. 고마운 내 일이니까, 이건 내 일상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