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 빛 노란

by 하루

하마터면 그냥 지나칠 뻔했다.

바깥은 가지마다 조금씩 부푸는 중이었다.

나는 스쳐가듯 나무들을 눈으로 훑었다.

아직 여물지 못한 것들이 햇살을 받고 빛났다.

바람은 제법 쌀쌀하여 꽃을 샘 하는 듯하여도

바람마다 사정이 있었다.

내 속 사정마다 바람이 들 때도

나는 그 사이를 걷다가

행여 그들의 숨결을 들을 수 있길 바랬다.

나는 나대로 가다가 멈추어 섰다.
대화의 씨앗이 내게도 왔다. 궁금함이었다.

잠시 멍했다 다시 걸었다.

얼마 가지 못 해 내 숨도 들켜버렸다.

어느 나무 곁에 그립도록 서 있던 노랑.

태연한 척 잠깐 깨어난 맨 처음 기지개

가지 끝으로 그리워 기억되는 생명

한껏 부풀지 않은 조심성이 설렘 같았다.

이렇게 내 마음에 들어오기 시작하면

난 오로지 봄이 되고 싶었고

숨은 부풀기 시작했다.

이토록 한결같은 빛깔마다

평온한 삶 속에 그들의 고독이 있었으리라

내일이 오는 날 기약 없이 그렇게 흘렀으리라

바람조차 밀려올 뿐 다그치지 않았다.

모든 걸 말할 수 없었지만

남겨진 자리에서 다시 그들만의 풍경을 만들었다.

너를 품에 안으면 비워져 떨어지고

떨어지면 텅 빈 품 안에서 간질이는 것들

참 갸륵하다 못해

툭, 글썽이는 마음이 되었다.

절대로 보내기 싫은 사연 하나 있는 것처럼

없던 슬픔이 왔다. 어딘가 있던 슬픔이 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