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

by 하루

'우아하다는 것' 이 비록 '자기중심적' 이 되더라도 상관없겠다. 멋대로 상상하고 자책하고 어떤 가능성을 타진할 때도 슬럼프는 사라지고 때론 우아하게 사는 일도 사정에 따라 여의치 않으면 다시 돌아가도 좋겠고. 어떤 귀소본능처럼.

누구를 만난다는 것은 예기치 않게 겹치는 부분들이 닿아서 스친다. 어딘가 눌려있던 개체들이 화석이 되기 전에 흔적을 그만 남기도 싶다고 할 때 삶의 흔적을 더듬는다. 관계를 버린 사람의 마음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그 남자는 그동안 눌렸던 시간들을 꺼내고 설레기 시작한다.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겠어도 우아하다. 그땐 몰랐던 일들도 그때도 알았던 일들도 숨김없이 드러난다. 어쩌면 우아하게 타인처럼 지내는 일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이층으로 창을 낸다. 마주 보며 안녕, 하고 안부를 전하는 정도의 당신과 나 사이의 거리, 그 이후의 삶이 흐르면 우아하지 않아도 되지 싶다. 창문 너머로 대화 나눌 상대가 그대라면 타인의 안부처럼 물어도 좋겠다. 밥 먹었어요? 잘 잤어요?라는 별 시시한 이야기를 하며 늙어갈 수 있다면. 누군가 말을 걸어 준다면.

북으로 창을 내겠소,
남으로 창을 내겠소,
'창문 너머 어렴풋이 옛 생각이 나겠지 '

가족과 헤어지고 나니 다르게 보고 그대로 이해한다. 제자리를 찾아가는 풍경처럼, 각자 사는 곳을 찾았다. 집이라는 곳은 그 사람의 정서를 반영하듯 느리게 집보다 공간을 더듬는다. 손이 많이 간다. 오래된 것들을 고쳐서 오래 이어간다. 오히려 살아온 시간에 대하여, 그 아름다움에 대한 존중은 느려도 세심하다. 빠르게 소비되는 시간들을 닫고 단순한 시간들을 품어간다. 소외된 타인의 삶이 위로받길 바라며, 존중받길 바라며,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를 읽고 좋아서 마쓰이에, 의 두 번째 책을 가볍게 읽었다. 조금 결이 다르다. 나무 냄새나는 집, 이 책에도 또 하나의 집이 만들어질 것 같다. 나무처럼 마주 보는 사람 둘이 타인처럼 사는 시간 동안은 오래 그리워해도 좋겠다. 알 수 없는 우아함은 몰라도 되는 것처럼.

어쩌면 누구나 오래 외로울 것 같기도 하다. 보여주는 에피소드는 지금의 사회 현실 같다. 그래도 또 고쳐서 살아가는 것처럼.

그러고 보니, 습관적으로 나는 우아하게 늙고 싶다.라는 말을 했다. 지금도 그럴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