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은 담장 밖으로 뻗어진
이 감나무 한 그루를 올려다보는데
코 끝이 찡하였다
세월을 이고 산 오래된 가지 끝으로
소복이 쌓인 무게 가늠할 길 없어
나무도 하늘처럼 까마득하였다
더 깊어진 뿌리는 더 깊어진 가지들에게
숱한 시간을 벼리게 하였을 순정
벼려진 시간만큼 존재는 건재함으로 서 있었다
그 위엄으로 하늘을 받들고 하늘에 걸린 채
서로가 한데 어울렸으니
파란 바람 따라 내 마음 눈부셔
감나무 맛이 결마다 사무치더라
손이 닿지 않는 내 손 안의 한 뼘 감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