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생각을 지배한다.
요즘 새롭게 시작한 취미가 있는데, 바로 인스타그램(이하 : 인스타) 스토리와 피드에 콘텐츠를 올리는 것이다. 스토리는 주로 지인들에게 요리나 맛집 탐방 등 일상을 공유하는데, 피드는 카드뉴스 형식으로 책 리뷰를 하는데 활용한다.
인스타에 마지막으로 콘텐츠를 올린 건 작년 9월 말, 오사카 여행을 다녀온 직후였다. 여행에 관련된 것 말고는 인스타에 사진을 거의 올리지 않는다. 마케팅 회사에서 일하다 보니 인스타를 멀리하고 싶었던 것도 있고, 무엇보다 여행 외에는 남들에게 내 일상을 공유하는 것에 크게 흥미를 못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2024년이 되고 나서 인스타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스토리를 하루에 많으면 4개씩 올리고, 독후감을 카드뉴스와 함께 장문의 캡션을 피드에 게시하고 있다. 물론 아무 사진이나 올리지 않는다. 그것이 나를 온전히 드러내면서 오래 간직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편의점 도시락은 허기를 달래줄 임시방편에 가깝지, 오래 간직하고 싶은 일상과는 거리가 멀다. 물론 편의점 음식을 활용하여 새로운 레시피를 만든다면 충분히 공유할 수 있다.
반면 간식으로 먹기 위해 직접 만든 '무화과 샐러드'나 '아몬드 비건 쿠키' 등은 인스타를 통해 자랑하기에 적합한 주제이다. 둘 다 건강식으로써 하루를 건강하게 보내고 있음을 보여주면서, '그동안 도전을 망설였으나 모종의 계기로 마침내 시도해 봤다.'라는 의미를 가진다.
인스타의 장점은 일상을 감각적으로 기록하고 빠른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 번은 인터넷에서 배운 비건 레시피를 따라해서 만든 요리를 스토리에 올렸더니, 한동안 연락을 안 했던 친구로부터 "너 취미가 요리야?", "이거 비건 피자야?"와 같은 DM(개인 메시지)을 받기도 했다.
내 일상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소통이 가능하다는 건 SNS가 가진 힘이다. 단 한 장의 사진을 올리더라도 그것을 보는 사람의 공감을 유도할 수만 있다면, 인스타는 '나의 일상이 작게나마 세상과 소통하는 창구가 된다.'는 자신감과 함께 행복을 지속적으로 선사하는 훌륭한 도구다.
뇌과학 기반 자기계발서 <꿈을 이룬 사람들의 뇌>(조 디스펜자)에서는 '감정'이 생각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한다. 우리 뇌는 어떤 상황이나 정보를 '느낌'의 형태로 저장한다. '인상 깊은' 여행지, '싫어하는' 직장 상사와 같이 기억은 늘 '감정'을 수반한다. 그런데 감정은 인간의 행동뿐 아니라 생각을 통제하기도 한다. 이처럼 감정을 잘 다스리는 것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만약, 좋은 감정을 일으키는 경험에 익숙해진다면 생각과 행동도 긍정적으로 변화한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그래서 나는 긍정적인 것들로 일상을 가득 채우기 위해 인스타를 다시 시작했다. 요리나 베이킹 등 새로 배운 취미, 맛집이나 좋은 책 등 좋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들을 꾸준히 공유하는 게 목표다.
일상에서 좋은 느낌을 주는 것들로 인스타 피드를 채워 나감으로써, 좋은 감정을 오래 간직하고 주변 사람들과 꾸준히 소통하면서 행복한 삶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지길 기대한다.
※ 인스타그램 링크 : https://www.instagram.com/jw_curious/
※ 참고 도서 링크 - <꿈을 이룬 사람들의 뇌> (조 디스펜자)
※ 커버 사진: Unsplash의 Alexander Shato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