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구 May 16. 2024

허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

허리가 아프면 겪는 일들

2024년 5월 15일, 태어나서 가장 고통스럽고 불편한 휴일을 보냈다. 지인에게 카톡을 보내려고 침대 모서리에 잠깐 걸터앉았는데, 척추에 전기가 찌릿하면서 어긋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 즉시 침대에서 엉덩이를 떼고 무릎을 꿇었다. 그러고는 마치 곰 앞에서 죽은 척하듯이 땅바닥에 대자로 엎드렸다.


5초쯤 지났을까. 허리를 누르는 중력을 거스르며 몸을 천천히 가누었다. 똑바로 서거나 발을 한 발짝 앞으로 내딛을 때마다 허리에 바늘이 꽂힌 듯이 저렸다. 설상가상으로 통증이 허리에서 끝나지 않고 양쪽 허벅지로까지 전해졌다.


더욱 절망적인 건 양말조차 신기 힘들었다는 점이다. 평소처럼 의자에 앉아 무릎을 몸 쪽으로 끌어당기면 허리가 끊어질 듯한 고통이 밀려온다. 침대에 누워 몸을 왼쪽으로 기울이니 그제야 발가락에 양말이 닿았다.




고통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자 집에서 가까운 한의원을 찾았다. 물리치료를 받고 침을 맞아서 잠시 괜찮아지나 싶더니, 진통 효과가 점차 사라졌다. 한의원에서는 4번 더 오라고 했으나, 다음 날에도 똑같이 아플 거 같아서 한의원에 가기를 포기했다.


허리를 제대로 가누지 못해 의자에 오래 앉아 있지 못한다는 게 가장 불편했다. 오히려 집에 있는 의자보단 차량 운전석에 앉아 있는 게 더 푹신했다. 차에 들어가 운전석에 앉아 블로그를 썼다.


그런데 이 마저도 30분 지나니까 불편했다. 결국 취할 수 있는 자세는 침대에 엎드리는 것. 뒷목이 뻐근해지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라도 글 쓰는 작업을 계속했다.


이런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휴일을 보내야 하는지 납득할 수 없었다. 물론 할 수 있는 만큼 블로그를 다 쓰고 나니 뿌듯하면서도, 평소처럼 계획한 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침대에서 뒹구는 내 처지가 서러웠다.




요통을 평생 달고 사는 것만큼 끔찍한 일이 있을까. 허리를 어떤 각도로 젖히더라도 그 자세를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 또한 운동을 하더라도 그 효과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니 말이다.


지금부터라도 허리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자세를 똑바로 하고 무거운 물건을 무리하게 들지 않도록 신경 써야겠다.



※ 커버 사진: UnsplashAdrian "Rosco" Stef

작가의 이전글 책은 좋지만 책 읽기는 싫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