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의 겨울을 사랑하는 이유

파주의 카페에서 보내는 겨울

by 진구

파주의 겨울은 '파베리아(파주+시베리아)'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한파가 매섭다. 게다가 4월까지 눈이 내릴 정도로 그 겨울이 길다. 이러한 혹독하고 긴 추위에도 불구하고 파주를 사랑하는 이유가 있다. 파주의 차가운 바깥 날씨를 피해 들어온 손님들을 따스하게 맞이하는 아늑한 카페들이 많기 때문이다.




파주 교하 카페 '카페 드 보나'

파주를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다 보면 아기자기한 빈티지(vintage, 고급의) 카페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겨울철에는 이곳에서 즐기는 차 한잔의 여유가 방문객을 따뜻하게 감싸준다. 마치 북유럽의 어느 가정집에 들어가 몸을 녹이는 기분이 든다.


파주 대형카페 '뮌스터담'


또한 파주에는 화려한 인테리어와 넓은 공간을 자랑하는 대형 카페가 많다. 카페와 미술관의 모습을 동시에 갖춰 독특한 공감각적 경험을 선사하는 대형카페는, 낮 12시가 지나면 서울 도심 속 미술관을 연상케 할 만큼 많은 손님들로 붐빈다. 아늑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빈티지 카페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겨울에 방문하는 파주 카페가 좋은 이유는 크리스마스 트리와 눈꽃 문양 등 겨울을 연상케 하는 장식이 카페 곳곳을 화려하게 꾸미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공간이지만 한겨울에만 느낄 수 있는 그 특별한 분위기가 있다. 찬 바람을 맞으며 숲속을 거니는 것보다, 겨울의 자연을 한 공간에 압축해 놓은 듯한 실내에 머무는 것이 더 좋다.


파주 대형 카페 '문지리535'


물론 계절감이 드는 장식 대신 마치 온실처럼 파릇파릇한 식물들이 가득한 대형카페들도 많이 있다. 이곳에서는 꽃과 나무가 시들어버린 공허하고 쓸쓸한 계절 속에서도 야외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다양한 녹색 식물을 만날 수 있다. 파주의 여러 대형카페에서는 돌고 도는 계절을 경험할 수도 있다.


파주 운정 카페 '엘레노(LNO)'


차로 20분~40분 거리에 위치한 파주의 카페들은 기분 전환이나 새로운 영감이 필요할 때마다 찾게 되는 공간이다. 특히 난방비 문제로 방 안이 춥고 동네에는 황량한 가로수가 가득 늘어선 겨울철에는, 따뜻하고 포근하면서도 때로는 북적이는 이곳 카페를 자주 찾게 된다.






파주 옆동네로 이사온 지 벌써 2년이 다 되어간다. 누군가 다른 곳으로 이사 갈 생각이 없냐고 물으면 떠나고 싶지 않다고 답할 가능성이 높다. 매년 이곳, 파주의 카페들이 선물하는 특별한 겨울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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