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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화영 Apr 04. 2021

귀 건강을 해치는 잘못된 습관 3가지

몸의 일부가 손상되면 일어나는 일


친언니와 TV를 볼 때면 항상 나오는 대화가 있다.


"소리 좀 줄이면 안 돼? 너무 시끄러운데."

"줄이면 잘 안 들려."


언니는 40대 후반으로 나이 터울이 있어서 "그래도 줄여! 시끄러워 죽겠어!"라고까진 말하지 않지만, 나는 언제나 불만이었다. 내 귀에는 말소리도 음악도 필요 이상으로 볼륨이 컸기 때문이다.


이제 막 40대 반열에 오른 오빠도 요즘 들어 볼륨을 크게 듣는다. 언니는 소음이 많은 직장에서 일하고 있으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오빠는 아니었다. 이런. 혼자 결론을 내렸다. 어떤 일터에서 일하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40대가 되면 원래 청력이 급격히 나빠지는 거구나. 어쩐지 숙연해지고 말았다.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을 가지고 언니와 오빠에게 불만을 가졌다는 것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갈수록 잘 듣지 못하는 사람들


물론 나이에 따라 청력이 약해질 수 있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난청 비율은 연평균 5% 정도로, 50대가 많고 30대부터 늘어나기 시작한다고 한다. 나 역시 30대 중반으로 이미 난청이 진행되고 있을지 모르는 연령대이다.


하지만 나이만이 난청의 이유는 아니다. 10대 청소년들의 난청 비율이 10%에 달한다고 한다. 1996년 조사에서는 1%라고 하니, 그 사이에 10배나 늘어난 것이다.


내 귀를 더 소중히 여기고 신경 써야 할 시대다.


이 대목에서 딱 맞는 책을 오늘 소개하려고 한다. 이 책에서 얻은 정보로 귀 건강을 해치는 잘못된 습관은 무엇이 있는지, 예방해야 할 점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볼륨을 낮춰라>는 청력과 관련된 지식을 총망라한 책이다. 부제처럼 '시끌벅적한 세상에서 내 귀를 보호하는 법'이 자세히 나와 있고, 청력 손실 이후의 삶을 그린 에피소드가 있어서 좀 더 현실적으로 읽혔던 것 같다.



데이비드 오언, <볼륨을 낮춰라>



귀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


귀 건강은 왜 중요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한 번 손실된 청력은 재생이 어렵기 때문이다. 현대 의학이 매우 빠르게 발전했고 매년 수많은 연구 논문이 나오는 이런 시대에 살고 있어도 현대 의학으로 손상된 청력은 복구가 불가하다는 이야기이다.


잘 듣지 못하는 사람은 늘 화재 경보, 사이렌, 총성, 후진 신호를 잘 듣지 못하고, 뇌우가 다가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며, 들을 수 없기 때문에 가끔 열쇠 없는 버튼 시동식 자동차의 엔진을 끄는 것을 잊기도 해서 차고에 그 상태로 두었다가 밤중에 일산화탄 소 중독으로 죽거나 뇌 손상을 입기도 한다. 그들은 움직이는 차량 앞으로 발을 내디디고, 귀가 온전히 기능하는 사람이라면 피할 수 있는 위험 속으로 자신의 자동차를 몰기 쉽다.

데이비드 오언, <볼륨을 낮춰라>

 

청력 손실로 겪을 수 있는 사례이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소름이 끼쳤다. 이 정도로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는 정말 몰랐다.


우리가 갖고 태어난 귀가 우리가 가진 유일한 귀라는 사실로 인해 더욱 심각해진다. 참고로 갓난아이의 내이를 이미 완전히 자라 성인의 내이와 같은 크기이며, 우리의 신체가 끊임없이 다시 채워놓는 미뢰나 후각수용체와 달리, 가장 연약한 이 부분은 재생되지 않는다.

데이비드 오언, <볼륨을 낮춰라>


그렇다. 책에서 나온 말처럼 이렇게 연약한 기관을 우리는 방치하며 살고 있다. 귀가 안 들리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에도 우리는 평소에 귀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시력이 나빠질 경우에는 바로 안경을 맞춰 교정한다. 하지만 귀는 잘 안 들린다고 인식을 하고도 대개 10년 이상이 되어서야 조치를 취한다. 잘 안 들린다는 게 일상에 그렇게 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리 대처하지 않으면 앞에서 말한 것처럼 청력은 돌이킬 수 없다.


전미 과학 아카데미는 전 세계적으로 청력 손실이 장애를 갖고 살게 되는 주된 이유 중 다섯 번째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는 2050년까지 청각 장애가 있는 사람이 1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렇게 귀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지는 주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귀에 안 좋은 요소는 '시끄러운 소리'이다. 자동차 소리, 가게에서 들리는 쩌렁쩌렁한 음악 소리, 사람의 말소리 등 우리 주변에는 너무 많은 소리들이 귀를 때린다. 이런 소리들을 차단하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늘 귀마개를 하고 살 수는 없으니 말이다.


그러니 최소한 스스로가 자신의 귀 건강을 망치는 습관들이라도 고쳐야 한다.


귀 건강을 해치는 잘못된 습관

귀 건강을 해치는 잘못된 습관

1. 귀를 수시로 판다


출처: 유튜브 <닥터 프렌즈>


씻고 난 후 면봉으로 귀 청소를 하는 것, 이게 내가 가진 나쁜 습관이었다. 귀에 들어간 물을 빼내려고, 혹은 귀가 간지럽고 귀지가 지저분하게 가득 차 있을 것만 기분에 면봉으로 자주 귀를 파곤 했다.


<볼륨을 낮춰라>에서도, 유튜브 채널 <닥터 프렌즈>에서도 이 면봉 사용을 절대 하지 말라고 강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귀를 되도록이면 건드리지 않는 것, 즉 귀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귀 건강을 위한 가장 좋은 습관이다.


귀지는 지방과 산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방의 끈적거림은 외부 세균을 귓속 깊이 들어가지 않도록 잡아준다. 그리고 산성 때문에 세균이 죽는다. 귀지는 더러운 것이 아니라 외부로부터 귀를 보호하는 신체의 일부라고 생각하자.



귀 건강을 해치는 잘못된 습관

2. 이어폰을 수시로 사용한다


이어폰은 고막에 직접적으로 음을 전달하기 때문에 청력 손실에 매우 좋지 않다. 이어폰을 꼭 껴야 하는 상황이라면 헤드셋이 좋다. 헤드셋은 음을 귓바퀴에 모아 고막에 전달하는 방식이므로 고막을 직접 때리는 이어폰보다는 귀 건강에 낫다. 하지만 이어폰과 헤드폰을 쓰지 않아도 될 때에는 스피커로 듣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있는 이어폰이 청력 보호가 되는가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은데, 이비인후과 이낙준 전문의에 따르면 이렇다. 노이즈 캔슬링이 되면 외부 소음을 차단해서 내가 듣고 있는 음악 볼륨을 줄여서 들어도 음악 감상에 노이즈 캔슬링이 없는 이어폰을 쓸 때보다 귀에 무리가 없는 것은 맞다. 하지만 같은 조건에서일 때만 적용되는 이야기이다. 즉 같은 볼륨으로 같은 시간 동안 사용할 때 말이다.


노이즈 캔슬링이 되는 이어폰은 바깥에서 나는 소리가 최소로 줄어들기 때문에 음악 감상에 더 심취해서 장시간 사용하거나, 볼륨을 오히려 더 크게 들을 수가 있다.


그러니까 이어폰 기능 자체보다는 최대한 사용을 오래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의미다.


나는 전화할 때 스피커 모드로 통화를 할 때가 많다. 귀에 대고 통화하는 것보다 이게 훨씬 귀 건강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부터는 의식적으로 통화 시에는 스피커폰으로 바꾼다. 이어폰으로 통화하는 습관을 가진 분들은 이렇게 바꿔 보면 좋을 것 같다.



귀 건강을 해치는 잘못된 습관

3. 볼륨을 높인다


서두에 말한 것처럼 친언니와 친오빠가 TV 소리를 크게 높여서 듣는 습관, 이게 사실 귀 건강에 가장 안 좋은 습관이다. <볼륨을 낮춰라>라는 책 제목이 이를 말해주듯 볼륨은 습관적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


출처: 유튜브 <닥터 프렌즈>


이어폰을 사용할 때에도 볼륨 칸을 하나라도 줄이는 게 좋다. 나는 볼륨의 최고치가 10이라면 8 정도로 듣곤 했다. 매우 크게 듣는 수준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습관적으로 음악을 크게 들었다. 스트레스를 큰 음악으로 풀곤 했는데, 정신 건강에는 조금 좋았을 수 있으나 귀 건강에는 치명적인 방법이었다.


평소에 듣던 볼륨보다 한두 칸을 줄이면 처음에는 답답할 수 있지만 의외로 귀는 빨리 적응한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평소보다 줄여서 듣는 습관을 들여 보자.


삼성폰이나 아이폰은 볼륨을 크게 키우면 이 정도의 볼륨이 어느 정도의 소리인가를 안내해 준다. 기본 기능이 안 되어 있다면 이번 기회에 설정해 놓으면 좋겠다.


아이폰의 경우 사운드 설정에 들어가면 이런 식으로 나와 있다



귀 건강은 예방이 최우선


청력을 해치는 잘못된 습관 3가지를 살펴봤다. 귀를 수시로 파고, 이어폰을 자주 사용하고, 볼륨을 크게 키우는 습관을 가진 분들이 많을 것이다. 나도 그중의 한 명이다. 하지만 <볼륨을 낮춰라>의 저자가 말한 것처럼 청력은 한 번 안 좋아지면 원인도 잘 알 수 없고 치료법도 마땅치가 않다. 그래서 예방이 너무나 중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평소에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의식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행동거지는 매우 달라진다. <볼륨을 낮춰라>를 읽고 난 후부터는 큰 소리를 접할 때, 큰 소리로 듣고 싶을 때마다 되도록이면 귀를 보호하려고 어떤 행위를 하게 된다.


생활에 녹인 이 습관들이 후회를 최소화하는 결과를 가져오길 바란다.


이 책을 만나 잘 인지하지 못했던 청력의 소중함을 알게 돼서 좋았다. 귀 건강에 대한 더 전문적인 지식을 얻고 싶다면 <볼륨을 낮춰라>를 추천한다.




*본 콘텐츠는 제작비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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