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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갬성꿈나무 Oct 18. 2021

실패한 기업과 성공한 기업은 무엇이 다른가?

  최고경영자든 그와 함께하는 직원이든 기업을 이끄는 데에는 반드시 의견 차이가 생기고, 때로는 피치 못할 충돌을 해야 한다.  <오리지널스>  7 '집단 사고를 재고하라'에서는 성공 기업과 실패 기업을 사례로 들어 갈등에 직면할  해결 방안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오늘은 조직 내에 갈등이 발생하는 요소들과 해결책을 살펴보고, 개인과 조직에는 어떻게 현실적으로 적용할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조직 모델의 세 가지 유형


  실리콘밸리에 있는 200여 개에 달하는 기업의 창업자들을 면담해 기업 창립 시 염두에 둔 조직 모델을 물어본 결과, 조직 모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었다. 전문가형, 주역형, 헌신형이다.


  전문가형을 선택한 창립자들은 특정 기술을 보유한 직원을 채용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주역형을 선택한 창립자들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기술에서 미래의 잠재력으로 초점을 옮겨 가장 뛰어난 능력을 지닌 자들을 채용했다. 전문성은 못 미치지만, 미래에 전문성을 습득할 수 있는 두뇌를 갖춘 인재들을 선호했다. 헌신형을 추구하는 창립자들은 회사가 표방하는 가치, 규범과 어울리는 사람들을 최우선적으로 고용했다. 전문가형이나 주역형을 채택한 창립자들은 직원에게 자율권을 주고 도전하기를 권하는 반면 헌신형을 채택한 창립자들은 직원들과 조직 간에 강한 감성적 유대감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둔다.


  채택한 각 유형들에 따라 기업은 어떤 변화들이 생겼을까? 추적한 결과에 따르면, 헌신을 강조하는 조직문화를 조성한 기업들이 나머지 두 유형을 채택한 기업에 비해 월등한 결과를 가져왔다. 기업의 성공은 헌신형, 주역형, 전문가형 순으로 비율이 높았다.


  그렇다면 헌신형은 좋은 점만 있을까? 물론 단점도 있다. 헌신형 문화는 기업 설립 초창기에는 결실을 거둘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효력이 떨어진다. 조직은 시간이 흐를수록 동질화되는 경향이 있다. 유사성이 직원 채용의 기준이 되고, 직원들은 조직문화에 순응하라는 강한 압박에 직면하고 만다. 사실상 헌신형 청사진을 채택한 조직은 사고나 가치의 다양성을 솎아내게 되는 것이다.




기업의 실패 사례: 폴라로이드사


  에드윈 랜드는 폴라로이드사의 창립자이자 즉석카메라를 발명한 인물이다. 스티브 잡스는 '우리 시대에 가장 위대한 발명가 중 한 사람이자 국보(國寶)'라며 그에 대한 존경심을 표했다.

  랜드는 535개의 특허를 낼 정도로 뛰어난 능력과 독창성을 지녔고 헌신형 청사진을 채택한 기업이었지만, 궁극적으로는 경영에 실패했다. 그가 실패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잘못된 가정


  폴라로이드사는 잘못된 가정으로 인해 실패했다. 회사 내에는 고객이 반드시 찍은 사진의 하드 카피를 간직하고 싶어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다. 의사결정권자들은 이 가정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2) 집단 사고의 초래


  잘못된 가정에 반론을 제기하기 않고 합의를 추구하는 경향은 집단 사고의 전형적인 사례다. 집단 사고는 독창적인 사고의 적으로, 사람들은 사고의 다양성을 추구하지 않고 가장 지배적인 기존 사고방식에 순응하라는 압력을 느낀다.


(3) 다양한 의견 반영의 부재


  즉석카메라를 발명한 후 폴로라이드사는 일취월장했다. 그러나 디지털 혁명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폴라로이드사는 고전하기 시작했다. 랜드는 미래의 물결을 읽지 못했고 자신의 주장을 고수했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대변할 추종자들로 주위를 에워쌌다. 랜드는 다양성을 추구하지 않았고 자신과 같은 시각을 지닌 동료들에게만 자문을 구했다.




성공한 전략적 결정의 공통점


  <포춘> 선정 500대 기업 중 일곱 기업의 최고경영진이 내린 전략적 결정을 살펴보면, 유대감이 강한 집단이 더 나은 사업 결정을 하는 경향을 보인다. 집단의 유대감이 강하면 소통이 활발해지는 장점이 있다. 또 유대감이 강한 집단의 구성원들은 서로의 의견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자신의 역할에 대해 자신감을 지닐 가능성이 높다.



기업의 성공 사례: 브리지워터


(1) 가감 없는 의사표현이 가능한 문화


  브리지워터가 승승장구한 비결은 독창적인 아이디어의 표현을 장려하는 데 있다. 투자계의 스티브 잡스라고 불리는 브리지워터의 창립자 레이 달리오는 사내의 모든 직원에게 색다른 의견을 제시하라고 장려함으로써 집단 사고를 막아왔다. 그의 직원이 달리오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을 보면 브리지워터의 사내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레이, 오늘 당신이 보인 실력으로는 'D-' 점수밖에 안돼요. 어떻게 그렇게 두서없이 말을 할 수가 있어요. (중간 생략) 오늘 정말 엉망진창이었어요.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돼요.


(2) 다양성을 추구하는 문화


  브리지워터는 직원을 채용할 때 유사성을 기준으로 조직문화에 적합한지 판단하지 않고 조직문화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달리오는 직원들이 독자적으로 생각할 능력을 바탕으로 조직문화를 "풍성하게" 만들어주기를 바란다.



개인에게 적용할 점


나는 가감 없이 의사표현을 하는가?


  한 번 생각해 보았다. 나는 조직 내에서 자기 의견을 당당하게 밝히고, 어려움을 무릅쓰고라도 옳은 일을 위해 싸울 사람인가? 스스로 점수를 줘 본다면 60점짜리인 것 같다. 내가 잘하는 부분은 분명한 견해를 지니되, 나의 주장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것이다. 상사와 동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내가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듯이 내가 잘하는 것이 방향을 잃으면 잘하지 못하는 부분으로 변질되기 쉽다. 어떤 아이디어나 안건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 있을 때 내 의견이 소수의 의견에 속하면, 다소 소극적이게 행동하곤 한다. 다수의 의견에 설득되어 나의 의견은 소멸되고 마는 것이다.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수의 의견에 반박하려면 뒷받침하는 자료를 2배, 3배 더 많이 읽고, 준비해야 한다. 그렇다. 매우 힘든 일이다.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드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의견을 끝까지 고수하지 못했던 것 같다.


  <오리지널스>에서는 자신이 설령 악마의 변호인(의도적으로 반대 의견을 내는 역할-지정된 반론자)일지라도 집단 내에서 반대하는 '척'이 아니라 진심으로 확신을 가지고 주장한다면, 진정성 있는 반론자로 인정받아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견해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고 한다. 자기가 내세우는 주장에 진심으로 확신이 있다면, 반박 논리를 집요하게 찾아 맞서야 한다.



조직에 적용할 점


우리 조직은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는 문화를 지녔는가?


  우리 조직은 헌신형 청사진을 채택한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즐거움, 의미, 성장'이라는 가치관을 공유하는 동시에 강력한 문화와 깊은 유대감을 지니고 있다. 유대감이 강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근거는 의사소통이 원활하다는 점이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소통이 '원활한 것'과 '활발한 것'의 차이다. 원활한 소통은 질을 의미하고, 활발한 소통은 절대적인 소통의 양을 의미한다.


  조직 내에서 우리는 질 높은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데이터에 기반해 이야기를 나누고, 독서로 배운 지식을 업무에 적용하고 좋은 사례를 벤치마킹한다. 그동안 몸 담았던 몇몇 회사들을 비교해 보면 이만큼 질 높은 대화를 회의 자리에서 주고받은 적이 없었을 정도이다. 협소한 경험에 비추어서 의사결정을 내리거나 억지스러운 주장을 펼치는 일이 거의 없다.

  이러한 점에 비해 절대적인 소통의 양, 즉 활발한 의사소통은 다소 부족하다고 느낀다. 소통이 활발해야 다양성도 확보된다. 다양성을 지향하려면 소수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대화의 장이 자주 마련되어야 한다. <오리지널스>에서 심리학자 찰런 네메스는 소수의 의견이 중요한 이유로 '그들이 결국 옳다고 판명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다양한 측면에 관심을 갖게 하고, 사고를 촉진시키기 때문'이라고 했다. '소수 의견은 심지어 틀릴 때조차 쓸모가 있다'는 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우리 조직은 틀리더라도 활발히 의견을 낼 수 있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 지점이었다.


  개인적으로 기대되는 점은 불과 올해 초만 해도 본인의 의견을 많이 내지 않던 동료들이 점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활발한 소통의 불씨가 생겼다는 신호이자 조직의 다양성이 핵심 가치로 자리 잡는 순간이 머지않았음을 짐작하게 하는 큰 변화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사업 영역이 확대되어 기업의 가치가 풍성해지는 만큼, 새로운 업무에 뛰어든 직원들 역시 독자적인 생각과 능력을 바탕으로 발전했으면 한다. 그렇게 조직문화 역시 지금보다 더욱 "풍성하게" 형성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직 시스템과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이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듯 잘 움직여주어야 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이 성공 사례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변곡점을 지나는 시기가 되길 마음속 깊이 바라본다.


*참고: 애덤 그랜트, <오리지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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