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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화영 Jan 29. 2023

이버지와 어머니를 이름으로 생각해 본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호칭이 아닌 이름으로 생각해 본다.


내 나이보다 한참이나 어렸을 때 홍욱이와 순자는 결혼하여 첫 아이를 낳았다. 아이는 100일까지 잘 자라는가 싶더니 어느 날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났다.


당시만 해도 환경이 지금보다 훨씬 좋지 않았기에 아이를 허망하게 하늘나라로 보낸 부모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자식을 잃은 슬픔은 시대를 막론한다.


고대하던 첫 아이를 떠나보내야 했던 홍욱이와 순자. 내 나이가 환갑이 넘는다고 해도 그 기분을 감히 헤아릴 순 없을 것이다.


고지식한 언행에 늘 답답했던 아버지와 어머니를 이름으로 생각해 보면 이해 가는 것들이 하나 둘 늘어난다.


물론 모든 걸 바다와 같은 마음으로 받아들이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들의 젊은 시절을 떠올리면 화가 나는 일이 생겨도 잠시 숨을 고르고 멈추게 된다.


아버지가 되어 가정을 책임져야 했던 홍욱이.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자식 여섯을 품에 안고 몇날 며칠 잠을 설쳤을 순자. 호칭 대신 이름을 떠올리면, 철드는 행동을 하나라도 더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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