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화영 Jul 02. 2023

4. 게으름을 이겼다

기적은 작은 움직임에서 시작된다고 했던가? 게으름을 거북이 등껍질처럼 몸에 지니고 다니던 나. 지금 원래 일어나려던 시간보다 90분 일찍 일어나서, 숙소 1층 카페에 있다. 누가 해 보라고 시켰다면 절대로 하지 않았을 일.


짐을 싸면서 책 한 권은 가져가야겠다 마음먹었다. 유병욱 작가의 <생각의 기쁨>이라는 책이 가볍고 표지도 예쁘고 내용도 여행지에서 읽기 좋을 것 같아 가방에 넣었다.


오늘 읽은 부분이 인상적이더라. 그래서 ‘게으름 등껍질’을 숙소에 내려놓고, 자리에 앉아서 이렇게 내 느낌과 생각을 기록할 수 있었다.


“생각의 땅파기는 어차피 복불복이니 아예 시도조차 하지 말라는 걸까요? 아니요, 그 반대입니다. 어디가 깊게 들어갈 땅인지 모르니, 일단 ‘어느 곳이든’ 파보라는 겁니다.”


이 부분이 이유 없이 끌렸다. 그리고 뭐에 홀린 듯이, 눈곱도 떼지 않은 채로 문밖을 나섰다. 어느 곳이든 파 보라고 하니, 혼자 모닝커피 한 잔 하는 시도 정도는 해 봐도 좋겠구나 싶어서. 지금 이 기분으로 다시 침대에 누우면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게으름을 이긴 것이다.


9시가 되면 일정 때문에 다시 숙소로 들어가야 한다. 내가 만끽한 시간은 고작 50분가량. 이 짧은 시간 안에 농축된 이곳의 좋은 냄새와, 분위기와, 머릿속에 떠도는 긍정적인 목소리들이 앞으로의 나를 어떻게 변화시킬까? 시간이 됐으니 이제 자리를 뜨도록 하자.


230701

아침 기록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3. mbti보다 이름 뜻 물어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