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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화영 Jul 21. 2023

17. 회사에서 잡일을 마다하면 안 되는 이유

조급하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교육에는 배운 걸 확인하는 시간까지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철강팀 관련해서 신입인 장백기 씨가
읽어야 될 파일은, 산더미입니다.
그러나 장백기 씨는, 오자마자 사업 보고서 먼저 들이밀었습니다. 철강팀 아이템 관련 파일을 읽기도 전에 말이죠.
스스로를 드러내고, 돋보이고 싶은 욕심이 앞서면, 조급해지는 법이죠.


드라마 <미생>에서 철강팀 강 대리가 신입사원 장백기에게 한 말이다. 탄탄한 스펙으로 입사해 의욕이 남달랐던 장백기. 머릿속에 샘솟는 아이디어로 사업 보고서를 작성해 자신만만하게 사수에게 건넸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싸늘했다. 칭찬은커녕 제대로 한 소리를 들었다. 빨리 성과를 내서 에이스가 되고 싶다는 조급함이 문제였다.


조급한 마음은 왜 생기는 걸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아래 세 가지 이유가 조급함을 부추긴다고 보았다.


1. 인정의 욕구

2. 인정의 욕구

3. 인정의 욕구


엥? 분명 세 가지 이유가 다 똑같다. 이것은 오타가 아니다. 강조하기 위해 같은 말을 세 번 반복했을 뿐이다.



인정의 욕구, 인간이 존재하는 이유와

살아가는 의미 그 자체가 된다


인간의 기본적 욕구 중 가장 높은 단계는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이다.


에이브러햄 매슬로는 인간의 가장 높은 단계의 욕구로 '인정 욕구'를 꼽았다. 우리는 남의 칭찬과 관심을 끊임없이, 애타게 갈구하며 산다.


장백기처럼 빠르게 성과를 내고 싶은 직원이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물질적 보상도 물론 바랄 수 있겠지만, 상사와 선후배, 동료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이 기저에 깔려있다.


인정 욕구의 충족은, 내가 존재하는 이유와 살아가는 의미 그 자체일 수 있다.



자기 일만 하려는 사람들


인정의 욕구가 강할 때 생기는 부작용으로 앞서 조급함을 이야기했다. 또 하나의 부작용은 주인공이 되고 싶은 욕심이 아닐까 싶다. 회사의 사활이 걸린 프로젝트를 맡아 훌륭하게 성공하거나, 임원급 리더가 되고 싶거나, 존경받아 마땅한, 선망의 대상이 되고 싶은 욕구, 다시 말해 '에이스가 되려는 욕구' 말이다.


여러 회사를 거치며 보았다. 내 일만 일이라고 생각하는 직원. 그래서 담당이 모호하고 눈에 띄지 않는 행정적 업무들, 흔히 말하는 '잡일'에서 철저히 자신을 제외하는 직원. 반짝이는 일이 아니면 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이는 그들은 노련하고 이기적이다.


나는 그런 이들을 존중하지만 존경하지 않는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그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싶어 한다.



배워서 쓸모없는 건 단연코 없다


멀티잡, 멀티 플레이어를 원하는 곳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려면 1인이 할 수 있는 몫은 무한대에 가깝다.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 되려면 디테일에 신경 써야 한다. 프로는 대충 일하지 않는다. 작은 실수 하나도 놓치지 않는 집요함,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다. 그러려면 내 일의 A부터 Z까지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디테일의 중요성을 알았다면 그다음 단계로는 연결과 확장의 힘을 배워야 한다. 나의 전문 영역을 넘어 타 분야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면 어느 순간 생각지 못했던 두 영역의 연결고리가 만들어진다. 내 영역의 단점을 타 영역의 장점으로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도 있다. 잡일에는 타 영역의 디테일이 혼재돼 있다. 말하자면 보물찾기 같다.


이것저것 할 줄 알면 결국 모든 일이 나에게 돌아오기 때문에 피곤해져서 싫다고 하는 이들의 심정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그만큼 회사에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이 된다는 것이고, 대체 불가능한 인재가 되는 비결이라는 걸 염두에 두면 좋겠다.


엄청난 성공을 일군 멋있는 경험을 가진 사람은 대부분 지루하고, 따분하고, 밑바닥을 치고, 심지어 죽을 고비를 넘겼다.


누구에게나, 무슨 일을 하건, 충분히 무르익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니 조급함은 집어치우기 바란다. 성공하고 싶다면, 부디 잡일을 마다하지 말자. 배워서 쓸모없는 건 단연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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