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쟁력 있는 ‘성동맛집’ 65개소 지정
1차 주민평가단·2차 전문평가단이 공정 평가
성동구를 동서남북으로 나눠 균형 있게 선정
지자체 별로 맛집을 선정하는 곳이 늘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노포맛집’, 성동구의 ‘성동맛집’ 등과 같이 특정 식당을 개별 선정하는 곳도 있지만 먹자골목, 음식문화거리란 이름으로 맛집이 밀집돼 있는 동네를 통으로 지정하는 경우도 많다. 이번 칼럼에서는 성동구가 정한 ‘성동맛집’을 살펴본다.
성동구는 지난해 6월 외식산업 활성화와 음식문화 개선을 위해 관내 경쟁력 있는 음식점 65개소를 ‘성동맛집’으로 선정했다. 성동맛집은 특색 있는 맛집 발굴과 선정을 통해 성동구 대표 음식점으로 홍보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소비자식품위생감시원 등 주민평가단에 의해 위생과 환경시설을 평가한 후 맛 칼럼니스트 등 전문평가단이 음식과 서비스를 평가한 후 최종 선정하는 시스템이다.
기본적으로 맛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되 위생과 시설 환경, 구정 참여도, 대외적 인지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다. 성동구는 2011년부터 2년 주기로 성동맛집을 지정해 왔다. 지난해는 기존 45개소에 신규 20개소를 추가 선정해 총 65개 업소를 인증했다.
맛이 최우선 기준 위생과 인기도 중요
선정된 업소에는 인증 현판이 제공되며 연 2회 종량제봉투 등 위생용품이 지원된다. 또한 성동구청 누리집(홈페이지) 스마트성동지도를 통해 성동맛집을 한눈에 찾아볼 수도 있다. 특히 해당 식당을 전자카탈로그(e-book) 형태로 집대성해 정보를 온라인 또는 모바일로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전자카탈로그에는 업소별 운영 정보뿐만 아니라 대표메뉴와 사진, 특색 있는 정보 등을 담았다.
성동구는 성동맛집 이외에도 성동아이사랑 맛집·카페, 효사랑 맛집, 모범음식점, 주방공개 배달음식점 등 다양한 외식업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관내 개성과 맛이 있으면서 위생적인 음식점 발굴에 노력하고 있다”며 “선정된 식당에는 다양한 홍보 등 아낌없는 지원을 통해 지역을 대표하는 먹거리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필자는 성동구 옥수동에서 태어나 금호동을 오가며 40년 가까이 살았었다. 2년마다 이사하기 일쑤였고 이삿짐을 담으로 넘겨 이사한 적도 있었다. 재개발에 밀려(?) 송파구로 이사하기 전까지 동네를 무척 사랑했다. 누구나 마찬가지지만 자기가 살고 있는 동네가 가장 살기 좋은 곳이다. 지역적 특색과 분위기, 시장과 명물 맛집 등을 어려서부터 경험했고 지금도 기억에 명징하게 남아있다.
금남시장을 중심으로 지금은 사라진 갈빗집 선인장, 수원갈비, 고로께 빵집 등의 비주얼과 냄새가 기억에 남아있다. ‘골목냉면’은 60년 동안 여전히 한 자리에서 영업을 계속하고 있어서 추억을 소환하는 마중물 역할을 한다.
성동구 동쪽 대장 맛집 ‘장성식당’
성동맛집은 성동구를 동서남북으로 나눠 골고루 선정했다. 동쪽은 사근동, 동정동, 용답동 지역으로 13개 식당이 이름을 올렸다. 경복궁만두, 곱창하우스, 동수원갈비, 돼지꿈, 서울왕족발보쌈, 송정국수, 스시존, 악어떡볶이, 우동가조쿠, 이가갈비, 자매코다리아구찜, 장성식당, 핏제리아달포르노 등이다.
동쪽 지역에서 인기가 많은 장성식당은 순댓국과 소머리국밥 전문점이다. 성동맛집 책자에서는 ‘1982년부터 이어온 내공 깊은 국밥 맛집’으로 소개하고 있다. 장성식당은 1982년부터 2대째 44년을 이오 온 노포다. 웅숭깊은 맛이 유명한 국밥집으로 육수가 진하고 잡내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푸짐한 고봉밥과 소와 돼지를 넘나드는 다양한 메뉴, 정갈한 반찬, 저렴한 가격으로 가성비, 가심비가 좋은 식당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 메뉴는 순대국(9000원), 소머리국밥(1만원).
서쪽 인기식당은 해산물 전문 ‘해물명가’
서쪽은 금호동, 옥수동, 응봉동, 행당동 지역으로 12개 식당을 선정했다. 금성면옥, 높은집종가산꼼장어, 마포갈비생등심, 만사부, 옛고을오리훈제, 응봉참숯생소금구이, 일품백송칼국수, 장군숯불갈비, 전주본가영양돌솥밥, 키친우라와, 해물명가, 행당족발 등이다.
서쪽 인기식당 해물명가는 ‘푸짐한 반찬과 정갈한 맛의 해물 한정식 맛집’으로 소개하고 있다. 신선한 해산물로 만든 해물탕, 해물찜, 아구탕, 아구찜 등 다양한 메뉴를 제공한다. 해물찜은 대부분의 해물찜 전문점과 같이 오징어, 새우, 조개, 문어 등 다양한 해산물이 매콤한 양념과 어우러져 깊은 맛을 낸다. 마무리는 수학공식처럼 돼 있는 볶음밥으로 하면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반찬도 정갈하고 푸짐하게 제공돼 한정식 같은 만족감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성수동 터주대감 ‘비사벌전주콩나물국밥’
남쪽은 서울의 대표적 핫플레이스인 성수동으로 한 지역만으로도 맛집이 차고 넘친다. 성수동에서만 25곳이 선정됐다. 가조쿠, 광장족발, 금일식당, 란칼국수, 루덴, 르프리크, 목금, 버섯집, 비사벌전주콩나물국밥, 성닭집, 성수김밥퍼니텅, 성수속향연, 성연순대국&족발, 소인수서울, 손박사삼겹살, 시옹마오, 이흥부오향족발, 제주올레2호점, 죽변항, 중앙감속기, 진작다이닝성수점, 팜티진쌀국수, 패티패티, 한세희복집, 할머니의 레시피 등이다.
내공으로 남쪽을 지배하는 곳은 비사벌전주콩나물국밥이다. 오직 콩나물국밥 단 한 가지 메뉴만 판매한다. 다른 콩나물국밥 식당처럼 오징어 토핑 추가 같은 것도 없다. 다만 한방 약재를 넣어 진하게 끓인 모주를 곁들일 수 있다. ‘콩나물국밥 하나로 승부하는 모주 명가’로 소개될 정도로 단일 메뉴와 모주가 특징이다. 그동안 접했던 콩나물국밥 육수 중에 가장 묵직하고 고급스러운 맛이다. 시원한 깍두기, 콩자반 반찬이 매력적이다.
성동구 북쪽 인기 맛집은 ‘은좌식당’
마장동과 왕십리를 아우르는 북쪽 지역에서는 깜장드럼통, 꽃보다족발, 다온, 다현목포낙지, 또아, 맛나곱창, 산수골추어탕감자탕, 소대식당, 순자네코다리조림, 오캄, 유림손수제비, 은좌식당, 한방닭한마리, 호갱, 황귀닭곰탕 15개 식당이 뽑혔다.
북쪽 지역에서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는 은좌식당은 ‘24년간 한결같은 깊은 맛, 숨은 골목 맛집’으로 소개되고 있다. 닭과 감자, 당근 등 야채를 푸짐하게 넣어 끓일수록 깊은 채수 맛을 내는 닭요리 전문점이다. 삼겹살과 오리고기도 인기 있는 메뉴다. 골목 안쪽에 위치해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사반세기 동안 변함없는 맛으로 단골이 많은 숨은 맛집이다.
금남시장·옥수역 주변도 ‘성동맛집’ 후보 많아
성동맛집에는 선정되지 않았지만 충분히 어깨를 견주거나 뛰어넘는 곳도 많다. 금남시장 안에 있는 ‘김경자원조손칼국수보쌈’은 맛과 가성비가 뛰어난 곳이다. 손칼국수, 칼제비, 떡만둣국, 비빔밥 등 한 끼를 든든하게 책임지는 메뉴가 5000원씩이다. 금남시장과 금호역 중간쯤 위치한 부원냉면도 함흥냉면계 강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오장동 냉면에 실망했다면 이곳을 추천한다.
양지 육수 진한 고깃국물 한주전자와 냉면 한 타래를 잘 만든 양념장에 비벼서 입안으로 빨아들이면 반나절 든든하다. 양념장이 남다르고 주전자에 넉넉하게 담아주는 육수가 특급이다. 비빔냉면에 살포시 숨어있는 사각얼음 한 개가 서서히 녹으면서 자박함을 유지한다. 면이 수분을 빨아들이는 것에 대한 지혜로운 밸런스다. 육수를 베이스로 하는 겨울메뉴가 잘 발달해 있어서 겨울 매출도 든든한 곳이다. 자체 배달을 운용해 배달매출도 상당하다.
옥수역 주변에도 많은 맛집이 있다. 오픈한 지 얼마 안 되지만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고지옥수점’. 고지는 고기지존의 준말로 자부심이 한껏 담긴 표현이다. 배경에는 강원도 원주에서 발골정형을 배웠다는 이자빈 사장 때문이다.
강원도 지역 해발 500미터 이상 고도에서 키운 무항생제 돼지 오겹살, 항정살, 갈매기살 3종을 판다. 비빔면 등 사이드메뉴도 다양하고 재미나다. 단단한 불판 사이로 스며든 숯향이 고기 맛을 기분 좋게 끌어올린다. 3종 부위를 한꺼번에 맛보면 부위별 다른 육향과 식감을 느낄 수 있다. 문예창작학을 전공한 주인장의 감수성이 점포 전반에 깔끔하게 녹아 있다. 앞으로 열개 정도 점포를 더 늘릴 심산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