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호의 미식포럼] “동대문구 공인 오래된 맛집은?

서울시 최초 ‘노포맛집’ 조례 제정...현재 22개소 지정 운영

by 유성호의 미식포럼

2023년 서울시 최초 ‘노포맛집’ 조례제정

30년 이상 영업·가업승계 업체 인증 지원

현재 22개소에 올 6개소 이상 지정 예정


유명 맛집을 앞세워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지난 칼럼에서 다룬 서울 성동구의 ‘성동맛집’에 이어 이번에는 동대문구가 밀고 있는 ‘노포맛집’을 찾아가 본다.


동대문구는 2023년 서울시 최초로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노포 맛집 인증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노포맛집을 선정하고 지원에 나서는 데 가장 활발한 지자체다. 조례 1조에서 ‘동대문구에서 30년 이상 생업을 영위하고 있거나 대를 이어온 오래된 음식점 등에 대하여 노포 맛집 인증 및 지원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지역의 음식문화를 알리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목적을 규정했다.


음식문화 알리고 지역경제 활성화 목적


1.jpg 동대문구 ‘노포맛집’ 인증패.

구에 따르면 동대문구는 지리적, 역사적인 교통 요충지다. 유동인구가 많고 경동시장, 약령시장 등 여러 전통시장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면서 상권이 발달해 오래된 맛집이 많은 곳이다. 최근에는 유명 유튜버들이 경동시장을 비롯한 동대문구 곳곳의 맛집들을 소개해 옛 정취를 느끼고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음식을 즐기기 위해 지역을 찾는 사람들이 나날이 늘고 있다.


이런 현상에 발 빠르게 대응한 것이 바로 ‘노포맛집‘ 인증이다. 2023년 5곳, 2024년 13곳, 2025년에는 신규 4개 업소가 더해 현재 총 22곳을 노포맛집으로 인증해 운영 중이다. 올해는 6곳 이상의 노포맛집을 선정해 지원할 계획이다. 오는 4월 30일까지 노포맛집 인증 신청을 동대문구 보건소 보건위생과에서 받는다.


지역에서 30년 이상 본인 또는 대를 이어 운영 중인 일반음식점과 제과점이 대상이다. 신청지는 5월부터 7월 중 1차 현장 확인과 위생 점검 등 현장평가를 실시한다. 2차는 관련 전문가들의 심사평가를 거쳐 8월 중 노포맛집으로 최종 선정한다.


구 보건위생과서 관리 ‘위생과 맛’ 중시


2025년 '노포맛집' 인중식과 지정현황.[사진=동대문구청 제공]

노포맛집이 되면 조례에 따라 노포맛집 인증 표지판을 받고 컨설팅 등 홍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인증 기간은 2년이며 심사를 거쳐 재지정도 가능하다. 선정된 노포맛집 정보는 구 홈페이지 노포맛집에 소개된다. 점포를 제3자에게 양도할 경우 취소가 되지만 맛집을 계속 운영할 친족이 없는 경우 노포맛집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종사자가 인수할 경우 심사를 거쳐 노포 맛집 인증을 취소하지 않을 수 있다.


구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숨어있는 관내 노포맛집을 발굴하고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해 관광 자원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은 “레트로 감성이 유행하면서 동대문구의 오래된 맛집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며 “앞으로도 널리 알릴만한 노포맛집을 적극적으로 찾아 동대문구의 맛과 멋을 알리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례 제정 첫해 2023년에 선정된 노포맛집은 신락원(업력 42년), 전농칼국수(40) 등 전농동 2개소, 안흥갈비(40), 행운돈까스(40) 등 장안동 2개소, 회기동의 회기족발(31) 등 총 5곳이다.


2024년은 경동연탄돼지갈비(32), 오소리순대(41년) 등 제기동 2개소, 용두동 어머니대성집(52), 신설동 옥천옥(84), 회기동 전골마을(33), 홍능갈비본점(49), 혜성칼국수(55) 등 청량리동 2개소, 그집(34), 24시해장국(32) 등 이문동 2개소, 전농동 장수회관(31), 부산갈매기(35), 대흥설농탕(37) 등 장안동 2개소, 답십리동 닭한마리오리한마리(31) 등 13개소를 인증했다.


지난해는 청량리동 모닥불(38), 이문동 고흥식당(41), 답십리동 미락칼국수(38), 회기동 크로네(38) 등 4개소를 지정해 현재까지 모두 22개소가 노포맛집 인증패를 달고 영업하고 있다. 올 하반기 6곳 이상 선정되면 약 30여 개 업소로 늘어날 전망이다.


화교 3대 대물림 유니짜장 맛집 ‘신락원’


신락원의 유니짜장, 탕수육, 신락면과 식당 외관.

노포를 좋아하는 필자는 이들 중 절반 정도 다년 온 기억이 있다. 남은 사진과 기억을 바탕으로 노포맛집의 추억을 되살려 본다. 가장 먼저 찾아가 볼 곳은 전농2동 지역 골목 어귀에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는 중식당 ‘신락원’. 화교 3대가 전통을 잇는 집이다. 3대인 왕기명 대표는 청와대 중식 셰프 출신이다. 중화요릿집에서 자라면서 자연스레 어깨너머로 요리를 보고 배웠다.

12살부터 일찍이 주방 보조를 하면서 본격적인 중식 셰프의 길을 갔다. 당시 화교 가문의 ‘숙명’인 가업을 이은 것이다. 프라자호텔, 조선호텔 호경전, 아워홈 싱카이, 세종호텔 황궁 등에서 자타공인 최고의 중화요리를 익혔다.


화교 중식 고수들이 분류한 중화요리 4대 문파로 호화대반점파, 팔선파, 아서원파, 홍보석파 등이 있다. 왕 대표는 목란의 이연복 셰프와 함께 호화대반점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서울시립대 학생들이 손꼽는 맛집으로 차분한 분위기와 유니짜장, 자체 개발한 매콤한 신락면이 인기다. 후식으로 내주는 직접 만든 요거트가 인기다.


갈비탕 맛있는 압도적 간판 ‘홍능갈비’

홍능갈비본점의 갈비탕, 돼지갈비, 물냉면과 압도적 간판의 식당 외관.

신락원을 지나 골목으로 접어들면 한식당 ‘장수회관’이 나온다. 장수회관은 영양돌솥밥과 양질의 소고기가 유명하다. 솜씨 좋은 찬모의 밑반찬에 대한 손님들 칭찬이 자자한 곳이다. 그래선지 이면도로 골목에 위치하지만 식사 시간 때면 손님들로 북적인다. 영양돌솥밥, 불고기, 삼겹살 등을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


반세기 동안 한 자리에서 영업 중인 ‘홍능갈비집본점’은 압도적 크기 간판으로 유명하다. 1966년에 개업을 했다고 벽에 써 붙여 놨지만 구청서 발표한 자료와는 10년 정도 차이가 있다. 이유는 실제 영업 시작 연도와 사업자등록 상 연도가 틀리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홍능갈비의 시그니처인 갈비탕은 커다란 냉면그릇에 나온다. 양이 무척 푸짐하다. 생갈비 구이가 유명한 곳이라 갈비탕 마구리 뼈도 꽤 먹을 만하고 살코기도 제법이다. 다만 스테인리스 면기가 온기를 그리 오래 품지 못한 탓에 기름국물이 쉬 식는다. 식은 갈비탕 기름국물 식감은 뜨거울 때완 사뭇 다르다. 곰탕 식은 것과도 조금 다르다. 숙성된 깍두기와 조합이 좋다. 김치와 무말랭이 들어간 오징어젓갈 반찬 등 밑반찬이 맛있는 곳이다.


걸쭉한 닭볶음탕 ‘닭한마리오리한마리’

‘닭한마리오리한마리’의 닭볶음탕, 칼국수와 식당 외관.

지하철 답십리역 동부시장 근동에 있는 ‘닭한마리오리한마리’는 장년손님이 많다. 밀집한 고미술상가와 오래된 동네 영향이지 싶다. 필자가 좋아하는 뻑뻑한 육수의 닭볶음탕이 대표메뉴다. 감자, 대파, 양파를 아끼지 않고 푸짐하게 넣었다.


끓일수록 걸쭉해지는 육수가 흔한 말로 ‘소주 도둑’이다. 남은 육수에 한번 삶아서 나오는 칼국수사리를 넣으면 비주얼이 영락없는 스파게티다. 맛과 가성비가 뛰어난 집이다. 메뉴판 최상단이 오리탕이다. 가장 자신 있는 메뉴란 것이다. 다음엔 꼭 맛을 볼 작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