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은 폐쇄됐다. 범인은?
이 포스터의 의미를 아는 당신은
나름 한국 사회를 열심히 좇고 있다는 뜻이다.
'과태료 포스터'의 출발점.
레저부장의 출발점은 다르다.
그 차이점을 안다면
당신은 꽤 많은 걸 알고 있다는 뜻이다.
몸조심하라
허위사실 유포를 엄단하라는 엄포에
공권력이 사냥개처럼 날뛰지만
2014년 4월 16일 오전 11시 01분,
MBC가 백주대낮에 저지른 가공할
허위사실의 주범과 공범, 배후세력은
밝혀진 바 없다.
어느 기자가 저따위 '허위사실'을 취재하고
어느 데스크가 저따위 '허위사실'을
특보로 쏘라고 지시했는지
공권력이 조사를 안 하니까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가 진상을 파악할 목적으로
출석을 요구하자 거부, 무시, 아몰랑~
내년에 출시될 예정인 쌍용의 Y400의 컨셉트카 'LIV-2'.
Y400은 렉스턴 후속 프로젝트명으로 알려졌는데
쌍용이 최근 슬그머니 말을 바꿨다.
렉스턴 후속이 아니라 체어맨급 SUV라고.
르노삼성의 성공에 영감을 받은 걸까?
SM5보다 휠베이스가 길다는 이유로 숫자를 올려
차급을 올린 효과를 톡톡히 본 SM6의 성공.
뒤이어 발표된 QM6도 같은 맥락으로 숫자를 키웠는데
예약 판매 대박.
쌍용도 렉스턴보다 휠베이스가 길게 계발됐다는 점에 착안,
렉스턴 후속이 아닌 체어맨급 SUV라고 우기고 싶어진 걸까?
값으로 따지면 대략 500만 원에서 1000만 원 사이?
Y400이 렉스턴 후속이냐, 체어맨급 SUV냐에 따라
소비자의 지갑에서 블랙홀처럼 사라질
화폐의 가치가, 말이다.
광교 애견 공원에서 일어난 일을
아내한테 접했을 때 제일 먼저 물은 말도 이거였다.
출처는?
광교 애견 공원에서 일어난 비극에 관한 글을 올릴 때도
세부 내용을 정확히 '전하기' 위해
우리가 접했던 글들을 한 번 더 확인했다.
그런데도 우리는 희생된 개들의 견주가 두 명이란
가장 기본적인 사실조차 '오인'하고 있었다.
주를 넘긴 월요일 오후 6시경,
수원애견모임의 D가 성명서를 발표하기 전까지.
최초로 글을 전파한, 수원애견모임의 D가
토요일 오후 4시와 9시에 올린 두 편의 공지와
인스타그램의 B가 피해 견주 V를
공원에서 보고 올린 글 어디에도
피해 견주를 '복수'로 표현한 문구는 없다.
개의 종을 밝히는 건 불필요하다는 생각에
언급을 안 했지만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에는 두 마리 비글과
한 마리 개가 어우러져 있었다.
그 사진 밑에 기억해줘서 고맙다는 댓글을 단
피해 견주도 V 한 사람.
(물론 당시에도 묘한 의문은 있었다.
V는 자기 대화명 옆에 두 마리가 아닌
한 마리 개 이름만 적었다)
아내의 남다른 기억력도 일조했다.
우리는 광교 애견 공원에서 비글들을 접한 적이 있고
개중에는 비글 두 마리를 키우는 견주도 있었다.
심지어는 개월 수까지 비슷했다!
공원에서 희생당한 두 마리의 견주가
각기 다른 사람이라면 이야기는 전혀 달라진다.
여전히 같은 종이라는 점이 눈에 띄긴 하지만
한 견주의 두 마리 개보다 훨씬 더
'불특정 다수' 쪽으로 기울게 된다.
수원애견모임에 가입한 피해 견주 V가,
위로의 댓글을 단 이들에게
답글을 달아주면서
병원 쪽 상황이 드러나고,
공원관리사무실 주변의 자투리 공간에 방치된
'물질'들에 강한 의혹을 갖는다는 점이 밝혀졌지만
여전히 알려진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다.
사건 장소는 대형견 놀이터로만 알려져 있는데
내가 궁금한 것은,
이상해진 개를 발견한 지점이다.
애견 공원에 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견주들은 대개 두 부류다.
자기 개를 잘 살피는 이와,
모처럼 너도 자유를 누리니,
나도 자유를 누리겠다는 이.
피해 견주가 전자의 경우라면
비글이 지면에 입을 갖다 댄 모습과
그 직후 비틀거리는 상황까지 목격했을 수 있다.
문제는 어둠.
사건 발생 시각은 밤 9시경으로 알려졌는데
이것 역시 보다 정확해질 필요가 있다.
9시경은, 독극물을 섭취한 시점인가,
독극물에 중독돼 이상 징후를 나타낸 시점인가.
비글 두 마리는 동시에 이상 징후를 드러냈나,
아니면 어느 정도 시차를 두고 이상 징후를 드러냈나.
비글은 독극물을 섭취한 자리에 쓰러졌나,
견주가 있는 데까지 온 뒤에 쓰러졌나.
병원에 실려간 뒤의 묘사를 보면
어린 개가 먼저 사망하고
좀 더 큰 개는 위세척을 해서 살려냈지만
너무 고통스러워해 안락사시켰다고 한다.
중독된 물질은 액체 상태였던 것 같다고.
공원에 오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주는
고체 상태의 간식이 아닌, 액체.
굉장히 독해 응급 치료에 임한 의료진까지
이상 징후에 시달렸을 정도라고.
우리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일반적인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쥐약' 같은 거라면
간식인 것처럼 속여 쉽게 먹일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강한 '액체' 상태의 독극물이라면
먹이기도, 먹게 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서울대병원에 맡겼다면 독극물에 중독된 생명체가
죽는 건 당연하므로 자연사라고 하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공원을 폐쇄한 사람은 누구일까?
처음 공지를 올리고 성명서까지 발표한 D?
아니면 D에게 그런 공지를 올리라고
언질 한 수원시 공원관리과?
취재 기자?(여기가 어딘지도 모를걸?)
사건을 맡은 형사?(형사가, 개를 위해 뛴다고?)
V다.
피해 견주 V.
고통스러워하는 개를 안락사시킨 뒤
다시 찾은 공원에, 아직 원인이 밝혀진 것도 아닌데
사람들이 개를 데리고 들어와 노는 걸 보고
경악해 (다른 피해 견주와 함께)
강력히 항의했다는 것이다.
단서가 필요한 수사진의 판단?
내가 잠시 미쳤던 것 같다.
우리에겐 지금
두 마리 개가 무엇에 희생당한 건지
사고인지 사건인지
밝혀줄 공권력조차
없는 걸로 보인다.
우리가 세금이라고 내는
화폐 가치가 대략, 이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