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가 원래 그렇다.
이름을 지어야 했다.
엄마견 보호자 가족이 지어준 '아토'도
입에 착 붙는 좋은 이름이지만
우리만의 독특한 정체성이 가미된
이름이 필요했다.
(세상에 그런 게 있다면 말이다)
우리는 일주일 동안 각자 원하는 이름을 찾기로 했다.
한 사람당 두 개의 이름을 제출해
여섯 개의 이름을 모은 뒤
선호하는 이름 세 개에 순위를 매기는 투표를 했다.
1등 3점, 2등 2점, 3등 1점 점수를 매겨 합산한 결과
세 개의 이름이 결선 투표에 진출,
다시 같은 방식으로 세 개의 이름에 순위를 매기는 투표를 하고
점수를 합산해 '꽃개'로 확정지었다.
개 이름 하나 짓는 데
뭐 이리 복잡하냐는 반론도 가능하지만
나는 아이에게
투표 결과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개 이름은 2음절로 된, 발음하기 쉬운 단어가 좋다.
개 입장에서도 알아듣기 쉽도록 해주는 차원에서.
나도 그 점을 알고 유권자들에게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는 풀네임이고
평소에는 '벨바'라고 부르면 된다고 호소했지만
씨알도 안 먹혔다.
꽃개도 참 세다고 여겼는데
어느 개 카페에 올라온
'찌개'란 이름을 보고
겸허히 무릎 꿇었다.
다음 개 이름은 성개다!
구글로 '똘똘이'를 검색하다
발견한 웰시코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