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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CON Mar 18. 2017

꽃개 네트워크 29 기흥에 생기는 애견 공원 단독 리뷰

기흥 레스피아 호수공원 내 반려견 놀이터를 미리 가봤다.

이틀 전.

지인이 애견(둥이)을 데리고 귀가 중 공원 내 철조망으로 구획된 공간을 발견했다.



반려견 보호자들에겐 희소식.

소식을 접한 우리는 바로 답사에 나섰다.



아직 포장지도 안 뜯은 신상 놀이터.



입구 바닥엔 '양생 중'이라는 안내문이 있었고 마무리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비닐도 안 뗀 테이블과 벤치.



둥이는 두 번째 방문이었고



첫 방문인 꽃개는 신나서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녔다.



소풍 온 기분을 만끽할 수 있을까.



입장하는 문 앞에 개수대도 마련됐고



반려견끼리 샅바를 잡고 씨름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호기심이 왕성한 친구들에게 저곳은 특별한 구역으로 자리매김될 것이다.

앞발로 파면 너무 잘 파져!

마음에 안 드는 친구를 묻을 수도 있다.



유격 훈련도 가능하다.

우리는 반려견들이 위로 뛰어오르기를 바라지만 대부분의 친구들은 아마도 저 구름다리 밑에서 코를 킁킁대고 SNS쉬야를 하고, 가장 구석진 곳까지 얼굴을 들이밀어 나오려 하지 않을 것이다.



광교 반려견 놀이터와 가장 다른 점은, (개의 입장에서) 제법 높은 언덕이 있다는 것이다.

흰색 그늘막이 설치된 데 있으면 마치 전망대에 오른 것처럼 놀이터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다.

음, 이용자들이 서로 저기 앉으려고 할 텐데 그 요구를 다 소화하기엔 의자가 부족해 보인다.



잔디를 잘 심어놓았는데 광교 반려견 놀이터를 1년 이상 다닌 경험으로 비춰 봤을 때 잘 버텨줄지는 모르겠다.

광교 땅이 단단하다면 이곳 땅은 푹신했다.

걸을 때마다 폭폭 들어가는 게 느껴질 정도로.



흰색 화살표가 흙 목욕을 즐기는 둥이를 가리키고 있다.

비비기 좋아하는 개들에게 이곳은 꽤 매혹적인 놀이터가 될 것 같다.

푸석푸석한 땅이 파기 좋고, 무언가 파고들 거리도 많아서, 땅에 대고 코를 킁킁대다 막 파낸 뒤에 저렇게 비벼댈 친구들이 꽤 생기지 않을까.



나는 브런치에 독점 단독 리뷰를 올릴 목적으로 카메라를 들고 갔는데, 일주일 만에 만난 꽃개와 둥이는 회포를 푸느라 여념이 없다.



호수를 낀 낮은 지대여서, 주변을 에워싼 도로를 질주하는 자동차 소음이 좀 있는 편이었다.

광교 반려견 놀이터도 근처에 호수가 있긴 하나, 여기는 거의 붙어있는 형국이다.

겨우내 보지 못했던 날벌레가 이곳에선 벌써 활동 중이었다.

여름엔 모기가 무시 못할 변수로 떠오르지 않을까?

심장사상충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단지 모기한테 쏘이는 것만 주의해야 하는 게 아니라, 모기 사체도 먹어선 안 된다고 하니까.

땅바닥에 떨어진 간식을 주워 먹다 그런 걸 같이 먹게 될 수도 있으니까.



머리가 큰 쪽이 둥이



오랜만에 둥이 단독 샷.



오랜만에 샤우팅 합창.


기쁘다 파면 오셨네!



땅이 무르다 보니 잔디도 잘 파인다.

똥을 싼 개들이 뒷발로 땅을 긁을 때가 있는데, 자신감이 넘칠수록 힘차게 긁는다고.

이곳 땅은 물러 꽤 멀리까지 날아가니 똥 싼 개가 뒷발로 긁어내는 흙에 맞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맞으면 기분 나쁘니까.



둥이가 좋아하는 나뭇가지를 물고 달아나는 꽃개.

약 올리는 중이다.

언덕이 만들어낸 오르막과 내리막이, 스포츠를 즐기는 친구들에게 꽤 흥미로운 요소가 될 전망.



이렇게?



이렇게.



기흥 레스피아 호수공원 반려견 놀이터는 광교 호수공원 반려견 놀이터의 영향을 꽤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곳도 구역이 두 군데로 분리돼 있다.

어느 쪽이 소형견이고, 어느 쪽이 대형견이 될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지만.

우리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상체만 보면 중형견, 하체만 보면 소형견이라서.



건너가 봤다.

처음 입장한 데보다 상대적으로 평평했다.

대동소이한 구성.



이곳 역시 흰색 그늘막이 가장 높은 데 설치돼 있다.

칭찬해주고 싶은 감각.



그러나,

날벌레가 많았다.

굴뚝 연기처럼 수직으로 팔자 비행을 하며 피어오르는 날벌레들.

얼마나 많았느냐면 원래 있던 데로 가자고 할 정도로.



관계자가 시공 현황을 체크하고 있었다.



꽃개는 무척 마음에 들어했다.



둥이도.

노란 박스는 이곳을 제보해주신 둥이 아버님.



흰색 화살표가 기흥에 새로 생기는 반려견 놀이터 위치다.

반려견 보호자들은 개를 위하는 마음이 강해서, 자동차 소음이나 날벌레 같은 단점은 무시하고 이곳을 방문할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기흥 레스피아 호수공원에 조성되는 반려견 놀이터의 치명적인 단점은 이제부터다.

따로 주차 시설이 마련돼 있지 않아, 갓길 주차를 해야 한다.

그 결과 기흥 레스피아 호수공원을 가로지르는 직선 도로가 한 차선으로 줄어들게 된다.

주말에 차가 몰릴 경우, 굉장히 불편해질 수 있다.

공원으로 진입하는 길을 찾기도 쉽지 않다.

내 경우에도 네이버 지도를 검색해 직접 찾아가 보려 했으나 그쪽에서 진지하게 말려, 지인의 차를 따라가는 쪽을 택했다.


그런데도 복잡해!

덤프트럭 같은 게 막 돌아다니고 지도에서 본 길과 다르게 'ㄷ' 자 형태로 크게 돌아갔다.

나올 때는 다른 길로 나왔는데, 헐!

차가 한 대 밖에 못 지나가는 길이어서 맞은편에서 차가 오면 양보하거나 양보를 받아야 했다.

반려견 보호자들의 운전 상황은 이럴 것이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운전할 가능성이 높다.

반려견을 데리고 놀이터까지 가는 일이 직장인들에겐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니까.

그런데 이 여성 운전자는 근처에 반려견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소형견일 경우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고, 대형견의 경우에도 '잠깐 이동'하는 거라는 생각에 뒷좌석이나 동승석에 태우고 출발할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기흥 레스피아 호수공원 진입로를 제대로 타고 들어가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초행길이라면 내비게이션은 반드시 사용해야 할 것으로 보이며, 공원 주변 도로는 한 차선으로 줄어드는 만큼 각별한 주의를 요하는 운전이 필요하다.

주차를 할 때는 통행차가 지나다닐 수 있도록 인도 쪽에 바짝 붙여 주차해야 하고.

T자 주차를 할 공간은 없으며 일자 주차를 해야 한다.

다음에 저기서 만날 때 알아서 잘 찾아갈 수 있을까?


음...

저기서 우리 집까지 잘 찾아갈 수 있을까?


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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