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혜진 Oct 17. 2022

가을소리,

서천 갈대밭 


아빠, 아이들과 함께 서천 신성리 갈대밭에 다녀왔다.

바람이 세게 불었는데, 바람덕에 촤아악- 하는 갈대소리를 선명히 들을 수 있었어. 

오길 싫었는데- 나오길 잘했다 싶은 순간

나와 별에는 오늘도 맨발로 이 곳을 걸어다녔다.


"엄마, 나 맨발로 걸어다녀도 돼?" 

"엄마, 나 네발로 기어다녀도 돼?"


"응, 그래."


별에는 웃으며 "엄마 리온에 유치원은 좋은 거 같아. 우리가 해볼 수 있잖아."

해보지 못하는 것도 많은데 해보는 것들을 아이는 더 기억해 주니 감사하다.



아빠와 나 - 그리고 나는 다시 아빠와 숲에, 뜰에, 별에로 이어진다.

혼자였던 아이는 우뚝 커서 두 여동생을 둔 언니가 되었고,

나의 아빠는 얼굴에 주름살이 늘었지만 나 어릴 적 그때 처럼 함께 이곳 저곳을 누벼준다.

우리의 발이 되어주고, 우리의 손이 되어주는 나의 아빠 

그런 아빠를 아빠로 둔 나도 좋지만 그런 할아버지를 할아버지로 둔 아이들 또한 좋다.

매일 우리는 위, 아래를 오가며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고 

똑같은 일상인데도 새로운 곳을 발견하고 함께한다. 


이들의 얼굴을 마주하며

이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가을하늘 참 푸르다.

내 마음도 푸르고 :-)




그리고 이건 오늘 우리의 가을 열매


 

아이는 집에 돌아와 서둘러 주워온 열매부터 찾는다

꽃을 다 시들어 어딘가로 사라졌지만 몇 개의 열매들과 마당에 난 꽃으로 별에는 가을접시를 만든다.

그렇게 열매는 접시에 담겨 놀이가 되고,

열매를 달아놓을 무언가를 나뭇가지로 만들고 있는 별에-

작고 귀여운 너의 가을테이블 



" 엄마, 이건 나의 정원이야. 자연에 놀잇감이 아주 많아."
 









작가의 이전글 가을소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