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05. 16

돌려받은 일상

by 김혜진

함께하는 공동체에서 갈등을 겪었고

어머님 일로 병원에서 병간호와 서로의 다름으로 인한 시댁에서의 오해와 갈등

힘들고 지친 상황들 그러나 피할수 없는 것들, 아니 그보다 피하고 싶지 않은 것들 속에서

난 일상을 잃어버린듯 살아냈다.

하루의 시간이 부족하리 만치 많은 것들을 처리해야 했고

우리의 대부분의 시간은 차안에서 이동으로 이루어 졌으며

우리의 대화는 알아보고 처리해야 할 것들에 대한 것이었다.

그와중에 갈등과 오해 속에서 감정은 소진되어 난 지쳐있었다.


그때의 나에게 집이란 그저 돌아올 공간이었을 뿐 내 일상은 존재하지 않는 듯 했다.


이 삶이 지속된다면 이것이 일상이 되어가겠지만

일시적인 상황이 나의 일상은 아니었다


돌아보면 잠시었지만 하루가 일주일처럼 길게 느껴졌고 그 잠시의 시간들은 당연히 일주일의 축척들처럼 느껴져 나는 하루가 그저 무거웠다


해야할 것들에서 몇가지는 내가 아닌 누군가의 몫이 되게 했고

마음을 써도 해결할 수 없는 부분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오해와 갈등 속에서 자존심을 챙기며 움직이지 않는 것보다는 내가 발견할 수 있는 것부터 발견해 해결해 나가고 자존심보다는 다른 무언가를 취해나갔다. 그러나 그것이 내게 너무 버겁지 않을 만큼의 양과 속도로만 -


그렇게 상황과 감정의 짐들을 풀어 내려놓으니

이제 나의 집은 그저 공간이 아닌 일상이 담겨진 곳이 되었다.


매일 반복되는 패턴들,

음악을 켜고 큐티를 하고 가정예배를 드리고 환기를 시키며 빨래를 널고 요리를 하는것과 같은것들은

그 일정한 반복이 지치고 소모적이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결국에 나에게 살아갈 에너지를 부어주는 자리도 바로 내가 반복해오는 그 패턴들이다.

그 일상의 패턴을 고요함을 가지고 해나갈때 나의 삶에 생명이 들어온다.

난 그렇게 나의 일상속에서 일시적인 상황에 미루어 놓았던 냉장고 안의 딸기부터 꺼내어 딸기잼을 만들기로 했다.

딸기가 잼이 되어가는 과정속에서 집안 가득 풍기는 딸기의 달콤한 향기가 마음 어딘가에 몰랑함과 달콤함을 더하는거 같았다.


그리고 이제 주말

남편은 출근을 했고 아이들은 이제서야 도착한 어린이날 선물에 신이나 함께 놀고있다.

난 가려고 했던 모임이 취소되자 아쉬움보다는 놓쳤던 나의 일상을 돌려받은 기분이 든다.


그렇게 보잘것 없는 이 하루가 그리웠음을 그리고 소중했음을 마음으로 느끼며

몸을 일으켜 난 다시 음악을 켜고 일기를 적어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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