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엔 괜찮아질 것들

2016. 12. 29

by 김혜진



몇일 전 바깥 공기가 아주 찬데
언젠가 맡았던 기억속의 그 공기였어
그렇게 기억속의 공기의 향기를 기억하면
작년까지 순간 마음이 일그러지며 너무 괴로웠다
계절은 오고 가는데
그 계절속에서 언제 그 공기들을 마주할지 모르니 때론 계절이 오는게 두려웠다
난 그렇게 향기나 공기,바람들로 인하여 감정을 기억해내기 때문에 시간의 흐름은 자연스러운 거지만 내겐 너무 잔인한 것중의 하나이기도 했다

지금의 남편을 만나고
가을,겨울을 그렇게 한번 마주했을땐
불시에 느껴지는 기억들이 날 두려움,서글픔 따위로 원치도 않는데 휘젓고서 지나가 버렸다
그러다 두번째 맞이하는 계절중 가을의 어느 날
우리가 함께한 그 첫번째 계절만큼은 괴롭지 않다는걸 알고서 집앞을 지나다 울었다
"여보랑 함께하는 두번째 가을이네요. 이제 우린 앞으로의 계절들을 함께 하겠네요."
그렇게 시간은 새로운 기억들로 지나간 추억들을 녹여냈다
내 노력으로 할수있는 부분이 아니였기에 눈물나게 위로가 된 그날이 잊혀지지 않는다


한때 나와 아이들
그렇게만 남겨졌을때
나는 그때 확실히 그 일들이 주는 연속성의 괴로움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몰라
미친여자처럼 여기저기 내가 힘든것들을 떠들어 댔고 그것은 결국엔 더 비참한 결과들을 낳았음에도 난 멈춰지지 않았다
한동안은 그렇게 나의 쇼크상태를 쏟아냈던것 같다
그러고서 또 한동안은 집밖으로 한발짝도 나가기가 힘들었다
아무도 날 안보는데 심지어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난 거리위 모든사람이 날 쳐다보고 있다 느꼈고 그 압박감에 숨이 막혔다
아이들 겨울양말이 없어 양말을 사러간 날
바들바들 떨며 버스를 탔고 양말을 사들고 온 손은 덜덜 떨렸다
집에 돌아와 집에왔다는 안도감에 엉엉 울었어
아빠와 밥을 먹으러가도 숨이 쉬어지지 않았고 등뒤로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몸은 마치 수분기를 빼내고 쪼그라지듯 말라버릴것 같이 두려웠다

시간은 흘렀다
흐르고 흘렀으며
잡을수도 돌이킬수도 순식간에 지나가 버릴수도 없다는걸 삶속에서 터득했다

괜찮을수 없을거라 믿었던 것들이 괜찮아 지기도 하며 여전히 괜찮지 않은것들도 있다
그 중 하나가 음악을 듣는거다
찬양이 아닌 음악을 들으면 아직은 괜찮지 않은가보다
이젠 괜찮아졌을줄 알고서 음악을 들었는데
갑자기 슬퍼왔다
여전히 괜찮지 않은것중의 하나
그러나 언젠가는 계절이 주던 잔인함이 괜찮아 졌듯이
그런 시간이 올거라는 것


#샤르 #결국엔괜찮아질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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