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내가 좋아하는 물리학자 김상욱박사님의 책이라 집중해서 읽어보려고 했다.
최근에 [만약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삼채]이런 류를 읽으니 머리가 진짜 어떻게 되는 것만 같다.
들리지 않는 소리가 있듯이, 보이지 않는 빛이 있다.
눈에 보이거나 귀에 들리는 것이 세상의 전부는 아니다.
공명하는 빛
멋지다. "공명"이라는 단어도 너무 벅찬다.
"인간은 왜 살아갈까."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의문이 물리학을 낳았다.
"나는 왜 '나' 인가."로 시작되면 철학인가.
어쩌면 철학과 물리는 비슷한 계열인 것 같기도 하지만 나는 이제 문과쪽은 지긋지긋하다. (지긋지긋한 긴 썰은 일단 패스...)
시간과 공간을 인지구조라고 본다.
우주가 시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어서가 아니라
우리가 그 틀로 세상을 본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철학적인가. 그러나 아주 과학적이다.
우리가 느끼는 시공간은 측정 결과 얻어진 결과물이다.
사과가 아래로 떨어진다.
여기에서 왜?라는 의문을 가지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떨어지나 보다. 대부분은 이게 끝이다. 떨어지는데 뭐 어쩌라고? 애초에 의문을 제기하지도 않는다.
왜 아래로 떨어지지? 위가 아니야? 그럼 옆으로는?
이런 생각을 애써하지 않는 게 보통의 인간이다.
그러나 그것을 특별히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물리학을 탄생시켰다.
궁금해하지 않으면 학문은 탄생하지 않는다.
몇 억만 년 전부터 "존재"하고 있었던 기정사실을 인간만의 지식으로 알아내는 것들이 바로"학문"이고, 이 모든것의 베이스가 물리학이다.
거기에 학설을 내고, 주장을 하고 몇백 년 후에 다시 번복하고 새로운 것을 또 탄생시키고 있다.
이 얼마나 보잘것없는짓인가.
취미인가. 싶을 정도로 바보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의문을 가진 이들끼리 머리를 맞대고 학설을 만들고 공식을 만들어낸다.
F=ma (뉴튼의 운동법칙)
안 궁금해. 나는 운동법칙 같은 거 하나도 안 궁금하고, 그냥 움직이는구나 하고 받아들일게.
그러나 소용없다. 외워! 공식을 외워!
아니 괜찮다고요! 질량과 속도가 힘이라는 정의를 내리지 마세요. 그런 거 없어도 잘 살아가요.
그냥 받아들일게요. 그런 거 중요하지도 않아요.
라고 해봐야 시험문제에 떡하니 나오는 게 현실이다.
그것뿐인가. 세상 모든것이 물리학이 베이스이다.
비교할 기준이 있어야 한다.
물리도 인간이 하는 거라 척도의 기준은 인간이다.
그 기준이라는 것도 사실 인간의 기준일 뿐이다.
인간을 개미로 비유하고,
유니버셜을 인간이라고 한다면,
인간이 개미를 관찰하면서 어디에서 출발해서 어디로 가는지 뻔히 들여다보이는데
그걸 개미(인간)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시작점과 끝점이 있다면 무한한 시간 가운데 하필
그 순간에 시작했을 이유가 없으며
시작점이 없다면 모든 사건 이전에 똑같이
무한한 시간이 있어야 하므로 모순이다.
과연 알파와 오메가는 빅뱅이란 말인가.
나는 알파와 오메가요 처음과 마지막이요 시작과 마침이라
요한계시록에 나와있는 알파와 오메가가 지금까지의 학설에 의해 "빅뱅"이라면
와....할말하않..
이쯤되면 구약성서도 꺼내야하니 또 패스하겠다.
시간의 개념에서 가장 확 와닿는 게 바로 "시차"이다.
내가 어제 새벽 4시에 파리에서 비행기를 타고 거의 15시간을 날아 서울에 도착했다.
분명 15시간 정도 걸렸는데 날짜도 다음날로 확 바뀌어 있고 시간도 오후다.
15시간이 지났으면 같은 날 저녁이어야 하는데 서울에 도착해 보니 이틀은 까먹은 느낌이다.
시간의 축지법을 쓴 느낌이다.
반대로 서울에서 15시간 날아서 미국의 어딘가 도착했는데 아직도 오늘이 끝나지 않았고 여전히 같은 날 오후3시밖에 안되었다.
오늘은 언제 끝나는거지...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24시간을 48시간으로 쓰거나 12시간으로 쓴다.
이걸 좀 더 넓게 생각하면 100년 전후. 아니 1000년 전후...만년, 억년전후...
시간이란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을 정도다.
드래곤볼에서 얘네들은 거의 지구반대편까지 초스피드로 날아간다.
그런데 신기한 건 여기서는 "시차"가 없다.
A지점에 무천도사가 살고 거의 반대편인 B지점에 오공이 사는데, 오공이 오전에 무천도사 만나러 휭 날아가도 여전히 오전이다.
생각해 보면 반대편이니까 시차가 있어야 하고 날아가는데 걸리는 시간도 생각해야 하지만 그런 건 전부 다 무시되어 있다.
심지어 트랭크스가 미래에서 와서는 여러 가지 미래가 존재한다고 한다.
독일 드라마 Dark나 닥터 후에는 부트스트랩 패러독스, 시간여행이 나온다.
일어나야 할 일을 반드시 일어나는 시간여행....
사실은 미래건 과거건 그런건 없고 모든건 공존하고 있는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든다.
만약 우리가 (우주가 왜 존재하는가 하는)물음의 답을 발견한다면
... 중략 ...
우리는 신의 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
그건 화학적 반응에 의해서 우연히 탄생해서 배경복사(DNA)해서 존재를 증식하는 것이다.
그게 생명인거다. 딱히 이유가 있는건 아니다.
그 화학적 반응이 시간이 지나면서 오류가 발생하고 결함이 생기면 "죽음"을 맞이 하는 것이다.
인간이, 동물이, 사물이, 서로 다른 형태를 띄는 이유는
원자배열이 미묘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X맨에서 미스틱이 원자결합을 바꾸어 가며 변신이 가능한거고, 수많은 영화에서 물리를 다루고 있고, 우리는 그걸 아주 재미있게 보고 있다.
사실상 물리는 눈을 뜨고 감을때까지 함께 하고 있다.
나는
물리학을 알아가면 갈수록 인생살이가 점점 시시해져 가고 있다.
그리고 더욱더 명확해져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