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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의 일본 - 소식(小食)한다고?

by 소류

일본인은 소식(小食)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딱히 그렇지도 않다.

사실 나도 일본에 처음 왔을 때는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오오구이(大食い)라고 해서 많이 먹기 대회도 있고, 라면가게나 햄버거가게에서 오오구이 대회도 개최하고 다 먹는 사람 무료라고 써 붙어있기도 하다.

오오구이 대회는 보통 라면 20그릇이 기본인 사람들이 출전하는데 보기만 해도 토할 거 같다.


위 사진은 무쇠냄비만두 100개 챌린지다. 제한시간이 60분에 전부 먹으면 무료다.

실패 시 4960엔을 지불한다.


그리고 [放題:호다이]라고 우리나라의 뷔페 같은 곳도 많은데 뷔페와는 약간 다르다.

뷔페는 일본에서 バイキング(바이킹구)라고 부른다.


타베호다이 : 먹는 뷔페

노미호다이 : 마시는 뷔페


대학 근처에서 아르바이트하다 보면 이런 "호다이"가게에 가면 먹고 토하고 먹고 토하고 하면서 먹는 젊은이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래서 제한시간까지 있다.


한국뷔페도 시간제한이 있나?

쿠우쿠우 같은 곳은 점심시간 얼마 저녁시간 얼마 이런 식이던데...


일본은 1시간 반, 2시간 이런 식으로 시간제한이 있고, 가격도 다르고 먹을 수 있는 종류도 다르다.


2시간에 3,498엔 연장 1시간마다 1100엔 추가


얼마나 안 나가면 시간제한을 둘까 싶은데, 만약에 한국도 시간제한이 있다면 그건 일본을 따라한 거라고 생각된다.


고깃집 타베호다이의 경우 손님이 직접 고기를 가져오는 게 아니라, 벨을 눌려서 종업원에게 주문해야 하는 방식이다.

그러면 고기를 가져오는 시간도 걸리고, 내 지위와 명예를 생각해서, 한마디로 눈치 보여서, 한꺼번에 많은 양을 주문하지 못한다.


그래도 나는 뻔뻔하게 메뉴판을 펼쳐놓고,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다 주세요."라고 한 적도 있긴 하다.


일반 밥집에서는 흰쌀밥에 한해서 셀프서비스로 리필이 가능한 곳이 많다.

양에 따라 누르는 버튼이 있음


한국인은 몸을 생각해서 잡곡위주로 먹는데 일본은 아직도 흰쌀밥이 주류다.


일본에서 정식을 시키면 반찬양도 엄청 적고, 모든 반찬에 별도요금을 지불해야 해서 소식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저렇게 무료리필가능하다고 써 붙어있으면 최소 두 번 이상은 おかわり:오카와리(리필)한다.


아는 일본인(회사원, 남, 20대)이 무슨 자랑인 양 본인이 식당 가서 밥 먹는 법을 떠벌리는 걸 듣고 있다가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그 방법을 아래에 기술하겠지만 제발 따라 하지는 말기를.


없어 보이니까!

만원도 안 하는 카라아게(치킨튀김) 정식을 주문한다.


1. 밥과 미소시루(된장국)만 먹는다. (간혹 집에서 가져온 후리카케를 뿌리기도 한다)


2. 밥을 리필해 와서 카라아게 이외에 다른 저 볼품없는 두 개의 반찬과 먹는다.


3. 두번째 밥을 리필해 와서 메인메뉴인 카라아게와 리필받은 미소시루를 마치 처음 먹는 것처럼 맛있게 먹는다.


이렇게 총 3회 탄수화물을 양끗 섭취한단 말이다.


그래서 일본인이 한국에 가면 밥상에 기절하고, 반찬 리필 가능에 초풍한다.


아래 사진을 보니까 속이 화악 풀리는 느낌이다.


아무튼 일본은 절대 소식이 아니라는 것.


무한리필 집 가면 뽕을 뽑는 것.


그러고보면 사람 사는 건 다 똑같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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