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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류 Sep 14. 2024

일본, 마스크 덕후에 숨겨진 역사적 배경

코로나가 해제된 지 오래되었지만, 일본인들은 그것과 별게로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있다.

드럭스토아에 가면 모양 색상 기능 크기 종류별로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는걸 쉽게 볼 수 있다.

코로나 전에 검은 마스크가 유행한 적이 있는데 그것은 BTS  영향이라고 한다.

 

마스크는 언제부터, 누가, 왜 써왔는지. 「마스크 대국 일본」의 역사를 배경으로, 게이오대학 문학부 연구원인 스미타 토모히사(角田智久)씨에게 자문을 구했다.


☆〆마스크가 등장한 것은 1836년☆〆


과학사·의학사 영역에서 연구를 이어온 스미다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계기로 마스크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과거의 신문이나 잡지, 소설, 민속에 대해 쓰여진 서적 등을 닥치는 대로 조사해, 마스크에 관한 정보를 정성껏 모으며 연구는 시작되었다.


"현재의 마스크에 직접 연결되는 것은 1836년입니다. 영국의 제프리스라는 의사가 호흡기 질환자를 위한 'Respirator(호흡기)'로 개발했습니다. 이것은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마스크와 비슷한 형상으로 코와 입을 천으로 덮고 양쪽 끝에 부착된 끈을 귀에 걸고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안에는 격자 모양의 금속이 들어 있어 숨을 내쉬면 거기서 온도와 습도가 유지되어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마실 수 있다는 구조입니다. 1862년 제2회 런던 만국 박람회에도 출품되었습니다.


그 레스피레이터(호흡기)가 1877년경에 일본에 들어왔습니다. 의료자나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일반인을 위한 것으로, 당시에는 검은색이었습니다. 도쿄 등 도시에서 패션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었."


의외로 140여 년 전 일본에서 마스크는 트렌드 아이템이었던 것이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쓰게 된 것은 그보다 늦게 1900년경부터이다.


전염성 '폐 페스트'가 유행하면서 오사카에서 여러 명의 의사와 그 가족이 사망한 것을 계기로 의료인들이 감염병 예방 차원에서 마스크를 쓰게 된다. 그때 마스크는 흰색이 많았다고 한다.


"흑사병과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1898년부터 1902년까지 도쿄에서 마스크 착용이 유행했습니다. 방한 목적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1918년에 시작된 스페인 독감을 계기로 일본의 많은 사람들이 감염병 예방을 위해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때와 비슷한 상황이네요."


중일전쟁이 시작되고 국가총동원법이 공포된 1938년경에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마스크를 쓰고 전쟁터로 보낼 물자를 만들고 있는 모습이 잡지에 실린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학교급식을 배식할 때 위생관리로 마스크를 사용하게 된 것은 그 흔적일 가능성이 높다.


지금도 학교에서 배식할 때 마스크를  쓴다. 

한 중학교의 급식 장면

이것은 국가나 지자체가 지도하고 철저하게 관리한 것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생겨난 습관으로 본다.



☆〆한국.중국에서는 100년 전부터 "마스크 착용 = 일본인"☆〆


스미다씨의 데이터에 의하면 


"한국과 중국 연구자들과 논의하면서 알게 됐는데 20세기 전반 일본의 식민지였던 조선의 경성(현재 서울)에서는 마스크 쓴 사람=일본인으로 여겨졌답니다.

또한 1930년대 상하이에서는 "일본군의 검은 마스크는 위생적인 동시에 폭력성의 상징"이라고 중국인들에게 알려져 있었습니다. 조선과 중국에는 100여 년 전부터 마스크가 일본의 상징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습니다."


감염증에 걸리고 싶지 않다는 마음은 만국 공통일 것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두고 시민들이 말다툼을 벌이기도 한다. 유럽 역시 마스크를 하냐 마냐에 따라 분쟁이 벌어지곤 한다.


여담인데 프랑스 여자가 나에게 "일본인들은 평소에도 마스크를 쓴대." 라면서 무슨 도시전설처럼 말하길래, 내가 가지고 있는 일회용 마스크를 하나 준 적이 있다. 

그걸 보자 깜짝놀라더니 엄청나게 웃어댔던 기억이 난다.


그렇다면 왜 일본인은 마스크를 쓰는 것에 위화감이나 거부감이 별로 없을까. 

"남에게 옮기기 싫다" "청결 좋아함" 등 일본인의 국민성은 아닐까 하는 의견이 많지만, 스미다씨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〆새로운 삶의 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노력의 일환?☆〆


"1930년대 스페인 감기가 유행했을 때 서구에서도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정착되지 않았습니다. 한편, 일본에서는 마스크를 쓰는 것이 정착되어 일상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제가 찾아본 역사적인 측면에서는, "과잉한 근대화"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은 메이지 시대의 문명개화로 근대화를 추진했을 때, "서양=근대적인 좋은 것"이라고 하는 의식이 강하고, 서양의 것을 과잉으로 도입해 왔습니다. 

그 후도 일본 사회에는, 각각의 시대에서 새로운 생활양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려고 하는 기운이 있었습니다. 마스크의 침투도 그 일환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 연구의 범주는 아니지만, 문화의 차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논의되고 있어, 사람의 감정을 읽을 때에, 서양에서는 「입가」에, 일본에서는 「눈가」에 중점을 두는 것 같습니다.


이모티콘에서도, 서양에서는 「:P」(시계방향으로 90도 회전시켜 보면, 혀를 내민 얼굴로 보인다), 「:D」(미소)와 같이 입가의 변화로 감정을 나타내고, 일본에서는 「(><)」 「^^」와 같이 눈의 변화로 감정을 나타냅니다.


이를 감안하면 서구 사람들은 눈가를 가리는 선글라스에 저항이 없고, 일본 사람들은 입가를 가리는 마스크에 저항이 없다는 것도 수긍이 갑니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알게 되니, 일본의 마스크 사랑이 조금은 더 이해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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