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의 배경인 네팔 포카라는 내가 실제로 여행한 곳이다.
인도/네팔에 간다고 하니 미국에 사는 후배가 이메일로 다르크라는 남자 사진을 보내주면서
"누나 네팔 갈 거면 얘 좀 찾아줘라. 우리 삼촌 공장에 취직시켜줘야 한다."라고 해서
겸사겸사 포카라(네팔)로 간 거였다.
그리고 여자아이는 "다르크가 일하는 게스트하우스의 딸" 일 거라며 참고하라고 보낸 거였다.
울레리에서 찾은 소녀 쁘리띠
결국 이 소녀를 통해서 포터로 일하고 있는 다르크를 찾았고, 후배에게 연락해 둘을 이어줬지만, 비자 문제 때문에 한국에는 못 간걸로 알고 있다.
이 책에 나온 등장인물로 한의사형, 한의사 누나, 개똥이, 기운, 현수 등이 있는데,
이들은 실제로 각자 따로 여행 중에 포카라에서 만났다.
그리고 현수 동생 준 역시 실제 "글쓴이"의 동생이고 대학병원에서 레지던트로 일하고 있었다.
포카라에서 나눈 모든 대화는 사실을 기본 바탕으로 썼기 때문에, 대화 내용은 거의 수정하지 않았다.
기운과 현수가 어떻게 사랑에 빠지는지 개연성을 모르겠는 사람도 있는데,
사실 배낭여행을 몇 달씩 하다 보면 조금만 예쁘거나 마음이 맞아도 훅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이런 일은 좀 비일비재한 편이고, 한국으로 돌아감과 동시에 연락이 뚝! 하고 끊기는 것도 다반사다.
"글쓴이"가 여행 중 겪었던 수 많았던 "썸씽"을 생각하면서 조합해 봤다.
입산허가증 받는 곳 입구, 정말로 이 몰골로 등반했다.
허언으로 쓰게 된 이유는,
배낭여행하는 사람들을 보면, 적게는 한 달에서 많게는 몇 년씩 세계를 돌아다니는데,
여행하다 보면 별의별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국적과 상관없이 일명 '여행부심'에 쩔어서
마치 허언증과 같이 말하는 사람이 아주 흔하다.
티베트에서 혼자 산을 넘어 국경 넘어왔다 이런 건 예사고, 본인을 현지인으로 착각해서 벌어진 에피소드들, 군인이랑 조인해서 벌어진 에피소드들.
약하게는 누가 누가 더 흥정을 잘해서 얼마에 싸게 묵었는지, 길바닥이나 지하철 플랫폼에서 노숙했다는 건 기본에, 달리던 트램도 손들어 세웠다 등 썰 풀어보면 이게 리얼인지 허풍인지 알 수 없을 수준이다.
군대에서 귀신 봤다는 등의 군부심에서 오는 허세랑 비슷할까?
원래는 허언증 여자와 허언증 남자가 서로 속고 속이는 심리전을 쓸까 했는데, 자료와 경험부족으로, 루뜨를 바꿨다.
이 단편에서는 거짓말, 허세 부리는 사람들 마음을 조금 더 들여다보고, 거짓말을 했어야 했던 심리를 파악하다 보면 충분히 이해가 되면서 그 늪에서 건져내 줄수도 있다는 것을 쓰고 싶었다.
사실, 근본적으로 잘난 사람이라고 가면을 쓰지 않으면 살아가기 힘든 사회적인 배경도 고쳐져야 하지 않을까.
과연 누가 누구를 비난할 수 있는가...
푼힐에서 블랙티
책 읽는 기운
ABC 베이스캠프에서 동상 걸림
소설에서 실제와 전혀 다른 점은 기운과 현수가 재회한다는 점이다.
여기서부터는 100% 허구다.
기운이 어떻게 현수의 실체를 알게 할까를 생각하다가 꾸며봤다.
나는 창작과는 거리가 너무너무 먼 사람이기에 정말 힘들었다 ㅎㅎㅎ
그래서 몇 번이나 수정하고, 캐릭터 설정하고, 어떻게 전개해 나갈까 생각하다가, 통째로 다 뜯어고친 적도 몇 번이나 된다.
그래서 또 한 번 느꼈다.
아... 캐릭터 설정이란... 남. 녀. 몇 살, 직업, 이딴 게 아니라,
2000년 어디서 태어나서 부모는 이런 사람이고 가정환경은 이랬고, 성격은 이렇고, 말투는 이러하며, 몇 년도에 학교에 입학 졸업을 했으며 어떤 걸 좋아하고 싫어하고 친구관계는 어떠하고... 등등...
완전히 디테일한 하나의 인물을 가상으로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캐릭터 설정이라는 거다.
100명 이상의 등장인물을 쓰는 작가들의 뇌구조는 어떨까......
쓰면 쓸수록 작가란 직업이 대단히 존경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