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영 개인전 _ One Breath Two Breaths
나의 폐부에서 뜨개실이 쏟아져 나온다
나의 폐부는 나의 살,
나의 호흡,
나의 정성,
나의 세월,
나의 모든 것
내 안에 이토록 거대한 에너지가 축적되었던 것은
내가 한 마리 작은 새처럼 살아왔기 때문이다
나의 폐부는 나의 에너지
에너지가 이끄는 대로
온 힘을 다해 소리를 내고
날갯짓하는 것이
나의 운명이다
나는 작은 흐름에도 온몸을 내던져 버리는 열정 그 자체
일순간 불꽃처럼 타오르고
연기처럼 퍼져나간다
한 번의 호흡은
다시없을 단 한 번의 호흡
고유한 나만의 호흡
한 번의 호흡과
그다음의 호흡,
그리고 또 그다음의 호흡
끊어질 듯,
끊어질 듯,
다시 엮이고 이어지는
나의 호흡,
나의 삶,
나의 에너지,
그리고 나를 통과하는 자연의 에너지
나는 신성한 통로
수만 가지 물줄기가 내 안에서 돌고 돌아
메꾸고 꿰맨 그 자리를 거쳐
한 방울의 정수를 세상에 내보낸다
내 안에서 나오는 것들은
나의 폐부,
나의 호흡,
나의 눈물,
나의 삶,
나의 에너지
그리고 세상의 에너지
<전시 정보>
One Breath Two Breaths _ 2025.7.9-8.16
우손갤러리 서울 _ 서울시 성북구 선잠로 2나길 9
<작가 소개>
조재영 _ 그간 작업을 통해 '실체', '주체' 중심의 기존 인식 방식을 해체하기 위한 시도들을 해왔다. 최근 인류학을 공부하며 신화, 비인간, 여성, 몸 등을 키워드로 연구 범위를 넓히는 중에 있다. 인간이 우주 자연의 일부로 다른 생명들과 공존해 온 삶의 방식을 익혀가고 있으며, 이러한 영감 속에서 시도한 신작들을 본 전시를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작가 인터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