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에 촘촘히 계획을 세우지 않는 편인 덜렁이 여행자 나는 이십 년 전 파리에서 많은 명소를 들르지 못했었다. 일단 베르사유 궁전은 좀 멀어서 포기했었다. 여행 마지막 날은 화요일이었는데, 뮤지엄 몇 곳을 들르는데 주력하자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퐁피두 센터도, 로뎅 미술관도, 오르세 미술관도 화요일에는 문을 닫았다. 이만하면 루브르 박물관 놓치지 않은 걸 오히려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
퐁피두 센터는 공사 중이라 이번 여행에서도 방문하지 못하게 됐다. 노트르담 성당은 이십 년 전에는 방문했었지만 내부 수리 중이라 종탑에만 갈 수 있었다. 이번에도 이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을 사전에 미리 알아놓지 못했지만, 다행히 예약 페이지에서 발견했기 때문에 적어도 그때처럼 헛걸음을 치지는 않았다.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형편에 허탕을 칠 수는 없었다. 안 그래도 고된 일정에 매일 다리 아파하는 아이에게 애써 도착한 곳이 문 닫혀 있으면 짜증이 폭발할 것이다. 매일 아침 컴퓨터로 그날 방문하기로 되어 있는 곳의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오늘 몇 시에 예약했는지 확인한다. 가는 길에도 늘 구글맵을 켜 놓고 가다가 멈추고 확인 또 확인한다. 그렇다고 아주 길을 헤매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만하면 제법 어디든 잘 찾아다니고 있다. 그렇게 이번에는 베르사유 궁전, 로뎅 미술관, 오르세 미술관에 모두 들를 수 있었다.
2025.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