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를 떠나 오로라를 보기 위해 다시 캐나다로 떠난다. 밴쿠버로 가는 직행이 없어 몬트리올 공항에서 경유했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시차 계산이 되지 않아 머릿속이 엉켰다. 부모님과, 베트남에서 혼자 여행 중인 남편과 연락하기 위해, 업무 연락을 하기 위해 미리 머릿속으로 계산을 해놓았는데, 막상 핸드폰으로 검색해 보니 하나도 맞는 게 없었다. 한국과 베트남은 새벽이었기에, 연락할 수 있는 대상은 아무도 없었다.
몬트리올 공항은 두 번째 방문인데, 이곳에서의 경험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다. 끌리는 메뉴도 없는데 비싸기만 비싸고 너무나 복잡한 식당들 속에서 나는 진짜 이방인이 된 기분이다. 그렇게 나는 그 무엇도 안정되지 않은 혼돈 속에서 힘겹게 인생의 페달을 밟고 있었다.
"재인아, 이번에 비행기 타면 최대한 잠을 안 자는 게 좋아."
"응, 나 안 잘 거야. 호텔에 도착해서도 안 자고 놀 거야."
에어비앤비 숙소가 아닌 오래간만에 호텔을 간다는 소식에 재인이는 조금 설레어 있다. 공항 근처 저렴한 호텔이라 예상과 많이 다를 텐데. 호텔이라 하면 최신식 인테리어에 새 건물 냄새, 바스락거리는 새 이브자리만 경험했던 재인이다. 자지 않겠다고 호언장담했던 것과는 다르게 재인이는 밴쿠버행 비행기 안에서 재인이는 푹 자버렸고, 잠에 취한 채 비행기에서 내렸다. 다행히 밴쿠버의 낡은 호텔에 대한 실망감을 안고서도 몇 시간 더 잤기에 기상시각은 새벽 5시였다. 꽤나 순조로운 출발이다.
2025.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