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레이스 강 Apr 18. 2023

백 년 과자

변함없이 꿋꿋하게

내 차는 가만히 있는데 옆의 차가 움직이면 나는 갑자기 뒤로 가는 착각이 든다. 그게 바로 '후진' 느낌이다.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환경에 놓인 한국을 제외한 세계의 대부분 국가들은 몇십 년이 되어도 모든 면에서 거의 변화가 없다.

30년 전의 동네를 가 봐도 그 옛날  그대로, 재개발을 필요로 하는데도 하지 않는 쓰러져 가는 고집스러운

 ' 그랜마 하우스'들이  즐비하다.


메이요 클리닉이나 존스 홉킨스 의대 등에서 배출한 쟁쟁한 생화학자, 의사들이 라인업 한  미국이나 그에 버금가는 의료진들이 있는 캐나다.  북미의 의료가 시스템에 때문에 낙후된 것처럼 보이는 걸까?( 캐나다 의료 이야기는 2박3일 해도 부족)

 캐나다는 한술 더 떠서 영리 병원이 없고 유니버설 시스템이라서 기다리다 죽든가 낫든가 하는 불명예스러운 의료 후진국이다.

의료나 주택문제나 다 제자리걸음을 하면서도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이유를 도통 모르겠다. 자원이 많다는 것 외엔 딱 후진 느낌인데.


변화가 없다는 것은 발전이 없다는 말과 비슷하다. 물론 변화에는 많은 부작용이 따르지만  역동성의 틈새에서 질기게 자라는 창의적인 요소 때문에 새로운 세계가 탄생된다. 


북미는 식문화에서도 너무 성의 없이 오래된 브랜드와 포장, 용기 등을 바꿔볼 생각을 하지 않는다.

대형 마켓의 스낵 섹션을 가면 파란색 오레오 초코칩 쿠키나 빨간색 바탕에 노란 리쯔 크래커 박스는 항상 같은 자리에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그 자리에 버티고 있다.

그런 면에서 한국은 경쟁과 유행에 민감하고 일류 지향적인 독특함이  원동력이 되어 자꾸자꾸 자라나는데 캐나다는 얼음땡 하면 멈춰 서서 죽어라 가만히 있으면 누가 상이라도 주는 듯이 그대로 미동도 없이 서 있기만 한다.


캐나다의 백 년째 똑같은 맛을 유지하는 달디 단 초코 파이를 보면 국민성 내지는 문화와 식성을 알 수 있다.

포장부터 1950년대 마릴린 몬로 시대의 의상이 빈티지스럽긴 하네.


서양 아니라 터키 사람들도 무조건 달고 짜고 기름져야 먹는다.

버터가 기본 자재요, 설탕은 밀가루 양과 같아야만 케이크가  완성된다.

스테이크나 삶은 야채에도 소금을 어찌나 뿌려 대는지 딴 데를 보면서도 계속 소금통을 흔들고 있다.


해외에 살면서 한국 사람들 특히 젊은 사람들에 대해서 의아한 것이 있다.

소위 아이스 아메리카노라는

'아 아'이다.

실제로 차가운 음식이 단맛을 내기 위해서 들어가는 설탕 같은 감미료는 더운 음식에 비해서 몇 배가 들어간다. 그래서 아이스크림은 설탕도 많이 들어 가지만 썩지도 않는다고 안 먹는 사람도 많다.

한국을 방문하고 온 친구들 말로는 아침 먹고 나가면 하루 종일 맛집과 카페 순례가 일이라고. 한국이  커피 강국으로 등극하지 않고서야 커피를 그렇게 마실 수 있냐고.

 한국 사람들이 건강 염려증 내지는 살찔까 봐 쌀도 극혐하고 단 것도 안 먹는다면서 어찌 그리 다양한 빵과 예쁜 디저트가 많은지요.

젊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커피와 디저트로 누르려해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채로 그 찌꺼기가 남아서 당뇨나 대사 조절이 원활치 은 만성병이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백 년 된 캐나다 제과업체의 간식과 한국 간식

 한국과자의 쌈빡한 포장,  캐나다 과자의 포장은 심플하다고 쓰고 허접하다고 읽는다

 몇십 년 전부터 현재까지 고수하는 비닐백 우유, 우유를 담는 피쳐는 따로 구입, 아무래도 미친것 같아


변화와 버리는 것을 싫어하고 끼고 있는 것을 선호하는 서양 사람들은 고조할머니 물건부터 천조각까지 대를 이어 보관한다.

나의 서양며느리도 아기 때 갖고 놀았던 소꿉장난인 부엌살림세트가 아직도 있고 결혼식 웨딩 케이크의 일부를 냉동에 보관했다가 매 년 결혼기념일에 조금씩 떼어먹더라.

반면에 한국인인 나는 싹 버리고 새로 장만하고 옷을 2개 사면 오래된 것 1개를 버리면서 살림을 물갈이를 한다.

이처럼 개인과 국가도 취향과 정서, 민족성이 다르므로 후지다고 방방 뛰지 말고 내가 살아가는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느긋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네.


 백 년 된 캐나다 회사의 과자는 포장부터  서양 노인네들의 추억을 불러일으킨다는 것 빼고는 유행이나 신문물과는 거리가 먼 옛날 고리짝 냄새가 난다. 포장은 그렇다 쳐도 맛은 또 어찌나 단지 필링도 생크림일리가 없지, 느끼한 버터크림의 소젖 냄새가 풀풀.


캐나다야, 의료 후진국 소리 듣는 것도 모자라 정말 식품 후진국 소리도 들을래?

캐나다 버전 엄마손 파이 ( 불어 표기도 필수)




작가의 이전글 피자 안 먹는 시어머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