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레이스 강 Aug 05. 2018

슈퍼카의 비밀

3억은 돈도 아니네

14만불 닷지 데몬


제일 경량인 경비행기 10만 불, 요트 3만 불, 중고보트 2만 불, 캠핑밴은 7만 불, 이 모든 것을 다 합쳐도 30만 불을 넘지 않는다. 북미에서 30만 불, 즉 3억 정도의 럭셔리카가 제일 잘 팔리는 도시가 캐나다의 밴쿠버라고 한다. 그것도 현찰로. 그래서 그 액수로 살 수 있는 것을 대충 적어 보았는데 아무리 취향저격을 해 보아도 3억이 되지 않는다. 위의 아웃도어 스포츠를 즐기기에 최적의 자연환경인 밴쿠버에 처음 오면 바다를 끼고 조성된 1000 에이커가 넘는 거대한 공원인 스탠리 팍에 가보게 된다. 특히 회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건물을 보면서 횟집을 연상하게 되는데 그 환상은 1분 만에 바로 깨지고 만다. 그 집은 횟집이 아니고 경비행기에 주유를 하는 주유소이기 때문이다. 주로 밴쿠버 섬으로 출퇴근하는 경비행기가 사용하는 주유소가 횟집이 아니라는 사실에 캐나다는 이동하는 수단도 여러 가지이며 땅 덩어리가 넓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또한 바람이 없기로 유명한 섬들의 해안가에 정박되어 있는 형형색색의 요트들이 펼치는 멋진 향연은 정말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다.             섬까지 멀리 갈 것도 없이 동네에서 멀지 않은 호수도 바다처럼 넓어서 엔진 보트를 타기에 적합한데 일 년에 12번을 못 타면 관리하기가 힘들어서 보트를 사지 말고 빌려서 타라고 한다.  또 캠핑은 어떤가? 여름만 되면 무거운 정비를 메고 캠핑장에 가캠핑가족들의 로망인 캠퍼를 사서 대소변을 지정된 장소에 버리는 아빠들의 고충도 잠깐의 세월이다. 몇 년이 지나서 아이들이 커서 독립을 하고 나면 집 앞의 주차장에 보트와  캠핑카가 비 많은 밴쿠버에서 비닐덮개를 뒤집어쓴 채로 낡아가고 주인은 아이들이 없는 집에서 쓸쓸히 늙어간다.


이렇게 자연에서 즐길 것이 많은 밴쿠버에 최근에는 외국의 투기자본  그중에 특히 중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와서 집값을 천정부지로 올려놓았다. 그 여파로 젊은이들이 살 집을 구하지  못해서 다른 도시로 간다고 아우성이다. 집을 구입하고 1년에 6개월 이상 살지 않는 집의 소유자에게는 '빈 집 투기세'를 받기로 했더니 주택시장이 서서히 안정되어 가고 있다.

정부에서 처음에는 점잖게 계도기간을 주어서 자진 신고하게 하지만 그 기간의 끝나서 법을 집행하기 시작하면 서류에 허위기재만 해도 벌금을 1만 불을 내도록 하는 등 세금이 센 나라답게 세금과  벌금을 종회무진으로 거두어들인다. 몇 년 동안 묵은 세금도 어찌 잘 찾아내는지 이 나라에서는 경찰과 국세청이 제일 무섭다는 말이 사실이다. 그렇게 무자비하게 거두어들인 빈 집세로 '성실한 밴쿠버 주민들이 이용 가능한 공공주택을 짓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하는데 경험상 딴 곳에 사용하지 않고 적요 적소에 잘 사용할 것이라는 정부에 대한 믿음이 있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의 그런 순진한 믿음을 비웃듯이 중국 유학생들과 묻지마 해외 투자자들이 현찰로 몇백만 불짜리 주택을 마구 사들이는 비상식적인 거래가 밴쿠버 부동산의 광풍을 몰고 왔다.

집의 구매비용은 단위가 커서 세금의 그물망에 걸릴 수도 있지만 자동차의 경우는 10만 불 대 단위이기때문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밴쿠버에 많다는 이야기.

중국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벤츠, 특히 동양사람들이 애정 하는 럭셔리카의 세계는 한 없이 넓다.

차 딜러들이 말하기를 캐네디언들은 저렴한 차라도 자기 개성에 맞는  차에다가 원하는 옵션을 넣어서 운전을 즐긴다고 한다, 반면에 동양인들은 고급 차를 싸게 사기 위해서 옵션 없이 기본 사양만으로도 만족한다나.

체면문화와 과시욕, 비교 의식 때문에 차의 브랜드에 민감하다면 억측일까?

마세라티, 페라리, 애스턴 마틴 등 스포츠 세단에 온갖 성능과 고급 재질을 장착한 차들은 스피드를 즐기는 사람들을 흥분시킬 뿐만 아니라 그런 차들을 운전하면서 세상을 다 가진 표정을 짓게 함으로써 슈퍼카 시장은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 그런 차들이 한 두 푼도 아니고 대중적이지도 않은데 밴쿠버에서 특히 잘 팔린다니 거리에 지나가는 그런 종류의 차들을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쳐다보는 습관이 생겼다. 혹시 저 차도 버진 아일랜드에 가야 할 돈으로 산 것이 아닐까 하고.

한마디로 말해서 밴쿠버에서 돈세탁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말을 쓰기 위해서 이렇게 장황하게 이야기를 써 본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바비큐의 모든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