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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레이스 강 Apr 24. 2018

유대인은 괴로워

번외 편

2 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나치 수용소에 갇혀있던 유대인 포로들을 석방하던 날 아침, 

수용소의 문이 열리고 간수들이 옷과 빵, 그리고 소량의 야채들을 배급하면서 빨리 이곳에서 사라지라고 해도 그 말이 믿어지지 않아서 머뭇거리는데 지옥의 사자들처럼 잔인하게 굴었던 독일 군인들이 무심하게 담배를 피우면서 먼 산을 바라보며 우두커니 서 있는 것을 보고 그제야 석방을 실감한 유대인들.

그러나 수용소 밖으로 내몰리자 가족도 가스실에서 다 죽고 갈 곳이 없는 사람들은 허허벌판에서 굶어 죽느니 지붕이라도 있는 수용소에 있어야 하느냐며 절규했던 그들이 고토인 이스라엘로 돌아와서 독립한 지 올해가 70주년이 되었다. 

구약의 에스더 왕비가 승리한 부림절 행사의 셋팅

영화배우 '리암 니슨'이 스티븐 스필버그 작품인 '쉰들러 리스트'에서 유대인들에게 도움을 주었던 준수하고 듬직한 역할을 잘 해냈던 것이 기억난다. 리암 니슨의 리즈시절이 돋보였을 뿐만 아니라 조마조마한 수용소 생활 때문에 가슴 조이며 보았던 영화였는데 지금은 '브래들리 쿠퍼'나 '라이언 레이놀즈'같은 중성적이면서도 코믹한 역을 잘 소화해 내는 배우들을 좋아하고 개성이 강하고 모델 포스가 심하게 나는 '에디 레드메인'같은 배우는 덜 선호한다. 그러나 리암 니슨은 젊었을 때 보다도  'Taken' 시리즈를 통해서 뒤늦게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듯해서 다음 상영작을 기대하곤 하는데. 그 영화뿐만 아니라 번제 혹은 재앙이라는 의미의 '홀로코스트'를 소재로 다룬 영화들을 보면 유럽에서 유대인들이 당한 비참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우수한 아리안 민족 외엔 다 해악한 존재라며 그중에서 특히 유대인들을 박해앴던 1930년대의 암울했던 시절을, 노벨상을 받은 아우츠비츠 생존자인 유대인 '엘리 비젤'이 나치 정권의 행태를 '야만의 광기'라고 표현했듯이 그 미친 소용돌이는 세계인의 뇌리에서 지우고 싶은 역사의 한 장 인지도 모른다.

이집트에서 탈출한 날을 기념하는 유월절에 먹는 무교병

북미나 유럽의 다운타운에는 반드시 '차이나타운'이 있다. 그곳을 중심으로 중국인들은 결속력이 대단해서 서로서로 도와서 사업도 크게 하는데 눈에 띄어서 좋은 점도 있지만 반대로 질시를 받는 경우도 없지 않아 있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정치, 경제 분야의 요소요소에 포진해서 그들 특유의 근면함과 지독한 경제관념, 철저한 교육, 오죽하면 미국 사람들도 의사, 변호사 전공과목은 유대인 과목이라고 부를 정도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공하는 법칙을 잘 알고 있는 그들이니 세력이 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베니스의 상인'에서 보듯이 돈 앞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이라고는 하지만 그들이 타국에서 받은 냉대까지 소재가 된 유대인들의 실상.  돈밖에 모르는 '샤일록'이 고리 대금업의 계약서에 빌려간 돈을 못 갚을 경우에 살 1파운드를 받겠다는 그 유명한 계약이 판결에 따라 패소하면서 받은 벌은 배상과 아울러 유대교에서 크리스천으로 개종하라는 것이었다. 크리스천이 되면 유대인 커뮤니티에서 나와야 되고 동족에게 거절당한다는 것이 죽음보다 더 큰 형벌이었으리라. '게토'라는 유대인 거주지역에서 밤이면 나오지 못하게 감시하는 문지기가 있는 억압과 고립, 집도 소유하지 못하게 하는 법, 제한된 직업만 가질 수 있었던 그 시대의 암울했던 상황을 뛰어넘어 지금까지 세계의 도처에서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그것도 세계를 움직이는 막강한 권력을 쥐고서.

초막절에 쓰이는 도구

그렇게 흩어져서 차별을 받던 민족이 1948년에 지금의 땅으로 돌아와서 어엿한 독립국가의 민족이 되었다.

떠돌이 생활을 청산하고 돌아온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신앙의 구심점이었던 성전이 무슬림들에 의해서 이슬람 성전인 황금색 돔으로 변해 버렸다. 그래서 지금도 그 성전을 찾으려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가운데 인내를 베개 삼고 잠을 자는 민족 인지도 모른다. 

그 땅에 이미 거주하고 있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날벼락 맞은 셈이 되어서 이스라엘과는 앙숙으로 으르렁거리며 붙어서 살고 있다. 보통 무슬림들은 아이들을 많이 낳기 때문에 이스라엘 수상이 밤에 잠을 잘 못 잔다는데 그 이유는 '자기가 자는 동안에 팔레스타인 아이들이 계속 태어나기 때문에 불안해서'라는 조크가 있었다고 하는데 축하를 받아야 될 생명의 탄생도 갈등 속에서 희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유대인'하면 나치와 600만 명의 대학살 등 어두운 면이 떠오르지만 그 깊은 수치의 역사를 극복하고 한계를 뛰어넘은 그들의 자질은 대단한 것 같다. 해외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한인 이민자들도 이민 생활에서 고생을 했다 해도 유대인들처럼 무시무시한 잔혹사는 없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다. 초기 이민자들의 아이들이 학교에서 겪은 '눈 찢어진 아이'라는 놀림이 아이들에게는 말도 못 할 정도로 깊은 상처를 주었겠지만. 

 

                                                                             황금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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