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D-50

위기에 몰리면 나는 결국 펜ㅡ 아니 키보드를 두드린다

얼른 글을 써야지, 기록을 남겨야지

작년 어느 가을날부터 다짐했었다. 기록을 남겨야겠다고, 글을 써야겠다고.

그런데 어쩌다보니 어느새 훌쩍 겨울이 지났다.

이렇게 또 나는 나와의 약속을 저버리는듯 했다.


그러다 결국 나는 오늘로 시작을 해본다.

내가 이렇게 키보드를 두드려 글을 쓰게 만든건 사실 나의 의지라기보다

내가 만든 주변의 환경(이라 하고 위기라 보면 될 것 같다) 때문이다.


제목대로, 나는 퇴사를 결심했다.

그 결심이 실현되기까지 생각해보건데, 한 50일쯤 남았다.


50일이란 시간이 얼마나 짧을지 나는 군대를 통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입대할때가 딱 이랬다. 입대 50일을 세기 시작했고, 그 50일은 인생에서 가장 빨리 지나간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때에 딱, 이렇게 글을 썼다. 브런치는 아니고 당시엔 싸이월드가 유명했으니까, 싸이월드에.


결국 내 일상과 나의 위기관리 능력을 뛰어넘는 이벤트(?)가 다가오면, 나는 어김없이 이렇게 글을 찾았던 것 같다. 왠지 이렇게 글을 쓰면, 내 속마음을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느끼는 후련함이 있기에.


누군가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았다. 다만, 내 생각이 방향성을 찾거나 답정너처럼 내 마음 속의 답을 더 공공히 다져가는 계기로 만들어왔던 것 같다.


흠, 군대가 가장 최근에 떠오르는 내가 글을 찾은 시기라면.. 나는 참 온실 속의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나의 이 결심이 옳은 방향이라고 할 수 있겠군?


좋다. 나는 회사를 나가기로 결심했다.


2020년 3월 10일, 오후 11시 04분

작가의 이전글시를 읽는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