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짓는 것, 삶을 짓는 것

넷플릭스의 그랜드디자인을 보고

집이란 무엇인가!!!!!

우리나라에서 집이란 무슨 의미인가.


사실 제목대로

집을 짓는다는 내용의 넷플릭스 "그랜드디자인"이란 프로그램을 보고, 느낀 바가 있어 짧게 글로 적으려다 갑자기 울컥 마음이 울렁인다.


집이란 무슨 의미여야 맞는 것일까. 우리나라에선 집이 부동산이고 또 부동산이라는 말의 의미에 너무나 충실하여, 재산으로써의 의미가 너무 부각되어 있는 것 같다.


전세살이하는 무주택자로서, 갑자기 울컥.


휴.




마음을 다시 추스리고, 원래 생각했던 글을 적어보자.


집은 결국 누군가 지었기 마련일텐데, 한국에서의 삶에 너무 익숙한 나는 일반적으로 집을 떠올리면 대형 건설사가 지은 아파트들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비슷한 모양에, 효용성을 극대화한 공동 시설. 건설사가 정해준 방향대로 남향이냐 아니냐를 따지고, 너무 가까운 나머지 층간 소움이란 사회적 문제도 야기하는.. 그런 집.


그렇다 보니, 나는 집이란 지어진 곳에 들어가 사는 것이 마땅하다는 생각이 머릿 속에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넷플릭스의 그랜드디자인이란 시리즈물이 흥미로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줬다.


어떤 내용인지 간단히 요약하자면(나는 2개의 에피소드 밖에 안봤으므로, 내가 이해한 선에서)


자기가 살 집을 스스로 짓는 사람들의 이야기

라고 이해하면 될 듯하다.


이 프로그램이 지금 시점의 내게 신선한 이유는, 내가 처한 상황(퇴사를 마음 먹은)이 반영되어 있다.

어떤 부분이 특히 그랬느냐 한다면,


1) 자기가 살 집을 짓는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

2) 전문가가 아닌데도 덜컥 집을 짓기 시작한다는 것

3) 결국엔 다 지었다는 것


이다. 각각이 흥미로웠던 이유를 하나씩 적어보자면


1) 자기가 살 집을 짓는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

- 집은 당연히 지어진 곳에서, 그리고 아파트의 층수를 따져가며 사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곳(배경은 영국) 사람들 중 일부는 그냥 자기가 원하는 환경에서, 원하는 형태로, 가능한 예산 안에서 집을 지어버리기 시작한다. 특히 여기서 예산은 10억 미만도 많아서, 내가 사는 동네에 옆 아파트 매매가보다도 작다. OTL


2) 전문가가 아닌데도 덜컥 집을 짓기 시작한다는 것

- 이 부분에 많은 감정이입이 되었는데, 왜냐면 지금 처한 나의 상황과 비슷해서인것 같다. 내가 본 에피소드엔 젊은 남자가 다니던 회사까지 그만두고 집을 짓는 내용이 나왔는데, 놀랍게도 건축에 대해선 잘 모르는 초보였다. 그런데 그냥 시작을 하더라. 마치 퇴사를 앞두고, 새로운 삶을 시작해보려는 내 모습과 많이 닮아있어서 마음이 울렁였다. 그리고, 삽질(집을 짓는데 필수적이니까)을 하는 모습에선 거울을 보는 듯 했다. OTL


3) 결국엔 다 지었다는 것

- 다큐멘터리답게, 에피소드는 하루 이틀의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 집의 기획에서 완성까지 2년 이상의 시간을 조각 조각 보여준다. 그런데 중요한 건, 결국엔 집을 완성하더라는 것이다. 건축을 하나도 모르는 초보였지만, 예상보다 어려운 문제점이 발생해서 돈도, 시간도 더 드는 과정이었지만, 결국엔, 결국엔 집을 다 지어냈다. (사연의 주인공이 그 사이에 건축 일에 치여, 많이 늙어보였던 것은.. 별개로) .... OTL




자기가 살 집을 반드시 지어야만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이 아파트(라 부르고 재산 증식을 위한 수돈으로 여기는)에서의 삶을 꿈꾸는 이 곳에서의 삶의 모습을 다시 한번 바라보게 되었다. 그리고 특히, 전문가라서 하는 게 아니라, 하고 싶어서 또는 나를 위해서 집을 지어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지금 완벽하지 않다고 머뭇거리기엔 발전이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행복한 인생, 그리고 성공한 인생을 위해선 전문가의 지식이 필요한 게 아니라, 내 삶을 위해 노력하는 나의 진정성 있는 마음과 에너지가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결국엔 다 짓더라는 것이다. 사연의 주인공이 남긴 인상적인 말이 있었다.


문제점을 만났을 때, 좌절해서 절망에 빠져있던지, 계속 집을 짓던지를 결정해야 했다고.


그 사람들이 집을 짓는 모습을 보는 게 결국 그 사람들의 인생이 지어지는 것 같았다.


나도 내 인생을 그렇게 지어나가야 하지 않을까? 내가 살고 싶은 집(정말로 집을 지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인생을 지어봐야겠다.


퇴사에 조금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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