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한 조각(3/30)
어두운 방안에 몸을 웅크리다 생각했어
넌 언젠가 모두를 놓아 버렸던 걸 후회할까
쉼 없던 상처와 지친 한숨들은
이제는 멎었을까
네가 아파하지 않길 기도해
단지 네가 행복하기를 바래
부디 어둠 속에 혼자이려 하지마
너를 괴롭히지 마 널 괴롭히지 마
-디어 클라우드, <네 곁에 있어>
3년 전, 겨울 끝자락을 생각한다.
조금이라도 틈을 보이면 얼려버릴만큼 그 해의 공기는 한 없이 냉랭하고 싸늘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 대화로 엮인 관계의 끈도 한 순간에 얼자 이내 파편조각이 되어 내 마음을 찌르기 시작했고,
아름다웠던 기억들은 후회와 미련으로 남았다. 나에겐 모든 것이 사라져 버린 것만 같았다.
내 방을 가득채운 건 바깥의 냉기 뿐이었다.
신에게 애원해보아도 공허감은 채울 수 없었다.
신의 말 조차도 그저 온기보단 형식에 가까웠다.
읽고 알기만 해서 한 사람을 구원할 수 없다는 걸 그 때부터 알게 된 것일까.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라는 건 구호 뿐. 마음을 따스히 덮기는 커녕 더욱 얼어붙게 할 뿐이었다.
좁혀지지 않는 괴리 앞에서 파편의 상흔은 갈수록 깊어져만 갔다.
선생을 찾아 갔으나 도움은 커녕 단정짓기 시작했다.
상담을 했으나 풀리지 않는 의문 앞에 되려 응어리가 졌다.
나의 파편을 뽑아줄 수 있는 사람이 없는 듯 했다.
하지만 소중한 사람과 함께 했던 식사에서 내게 건넨 말 한 마디와 누군가가 내게 건네 줬던 호의 없는 베풂을 기억한다.
나는 살아남았고, 얼어 붙는 추위는 사라졌다.
겨울의 끝자락은 그렇게 흘러갔다.
3년의 시간이 흘렀다.
내 방 구석을 가득 메운 고통스러운 흔적들이 또 다시 나를 향해 오기 시작했다.
나의 마음에 서서히 균열이 갈 무렵. 나는 정면 돌파하기 시작했다. 그저 글로써 나를 와락 안을 뿐이었다.
나의 마음을 살필 수 있는 것은 나였으니까.
다른 사람의 조언과 기대는 살아가는 데 있어 커다란 동기 부여가 되지만 내 존재가 무너져버리면 그것은 구호에 그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타인의 노력도 허탈 해져 그들에게 도리어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지금. 3년 전, 어느 겨울 방 한 구석에서 웅크리고 있던 나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가기 시작했다.
웅크리고 앉아 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여전히 얼어붙어 있는 너를 향해 글로써 달래본다.
너에게 조금이라도 덜 모진 말을 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상처가 많이 멎지 않았을까.
너에게 얼토당토 하지 않은 말로 괴롭히던 사람, 별 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 채 깐깐한 태도로 마음의 상흔을 깊게 한 사람을 만났던 때, 그 때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했다면 너는 지금 보다 건강한 자아를 갖고 있었을까.
오랫동안 애써 참아왔을 그 순간들.
좌절과 실패 속 그 충격과 부담은 누구보다 컸을 너에게
여전히 삶은 불안하고 알 수 없는 사건들로 가득해.
그렇지만 아픔은 곧 지나간다는 걸 잊지 말자.
그렇게 눈 녹듯 흘러내린 나를 한없이 안았다.
“괜찮아. 너를 괴롭히지 말자.
네 곁에 있어 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