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서 일을 한다는 것_7

매입(바이백)한 책은 영원한 게 절대 없어. 어차피 걘 변하지.

by Shysbook

중고서점을 이용하는 손님들이라면 누구나 알법한 서비스가 있다면 바로 책 매입이다.(이하 바이백)

바이백이란, 집에서 잠자고 있던 책들을 깨워다 중고서점에 판매를 하면 일정 금액을 되돌려받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신작이나 인기있는 책을 판매하면 매입가 절반이상을 받을 수도 있지만, 재고량이 너무 많거나 책에 하자가 있거나 출시된 지 너무 오래되어 절판된 경우라면 책 매입이 어려울 수 있다.


(인터넷과 중고서점 홈페이지에 매입 방법이나 절차 기준들이 상세히 나와있기에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업무에 적응하기 2주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 때, 매니저님으로부터 바이백을 배웠다. 기본적인 고객 응대 방법부터 책 상태 확인에 대해서 그리고 어떤 책이 바이백이 되고 안 되는지에 대한 내용들까지 상세한 교육을 받은 후 실전(?)에서 바이백을 진행할 수 있었다.


바이백을 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책 상태'를 확인한다. 겉표지는 있는지, 낙서는 없는지, 내지와 겉표지가 뜯겨져 있는지(어린이 동화책이나 양장본 책에서 종종 나타나는 현상이다.) 물에 젖어있거나 페이지가 찢어져있는 곳은 없는지 등등을 살펴보면서 책의 상태에 따라 등급을 낮춰 책을 매입한다.


간혹 특이(?)한 상황이 발생할 때도 있다. 겉으로보면 책 상태가 아주 멀쩡한데 매입이 안되는 경우가 간혹 생기는데, 책 판매율이 부진하여 일찍 절판된 경우에는 매입이 되지 않을 때가 있다. 혹은 분명 세간에 인기 있던 책들인데, 막상 매입해보니 매입가가 1000원 이하로 나타나는 것은 재고가 매장에 충분히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단가가 떨어져있음을 의미한다.


출시된 지 얼마되지 않은 신간 서적인 경우에는 원가의 절반 혹은 그보다 넘는 가격에 매입가가 측정되지만, 신간 서적이라고하여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한 손님으로부터 신간 서적을 바이백 받았는데, 매입가가 1000원 이하를 찍은 것이다. 알고보니 그 책은 세간에 논란이 된 책이었다. (그 손님이 들고온 책은 작년 여름 S대학 이 모 교수가 쓴 역사책이었다.)


이 외에도 재고량이 많아 매입가가 낮은 책도 있다. 짐작컨데 한 때는 베스트셀러였지만 이제는 인기가 시들해져 더 이상 사람들이 찾지 않은 책으로 전락했을 가능성이 높은 책이었다.


한 때 베스트셀러였던 책을 보면서 내가 느낀 것은, 그 책들은 한동안 전용 매대를 설치하면서까지 마케팅한 출판사의 노력으로 나온 책들이었다. 매장에 수 십권을 깔아도 재고가 없어서 못팔았던 책이었다. 하지만 과거에서 점점 시간이 흐르더니 먼지가 켜켜이 묵어 아무도 눈길 주지 않는 책으로 전락해버린다. 책의 가치가한 순간에 떨어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유행은 순식간에 지나감을 느낌과 동시에 사람들의 시선과 관심은 날이 갈수록 빠르게 변해가고 있음을 현장에서 목격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1년 전 인기있던 것들이 올해에도 유행한다는 보장이 없고,한달 전에 있기몰이했던 상품이나 서비스 하다못해 유행어조차도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 기억 속에 잊혀지거나 아니면 외면받기 마련이다.


이제는 물이 들어오면 빨리 노 저어서 기회를 오랫동안 살리기보다는 똑같이 노를 젓지만 언제 빠질 지 타이밍을 정확히 아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해진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즉, 박수칠 때 떠나고, 미련의 여지를 두지 않고 아주 약간의 아쉬움을 뒤로하는 것이 오히려 손님들의 가슴에 깊이 각인 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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