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곁에서 생각의 볕을 주는 일(8/30)

by Shysbook

사람들 곁에 모여서 생각에 볕을 주는 일.


글쓰기 모임을 하러 서점에 간다.

서점 게시판에 걸려있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사람들 곁에 모여서 생각에 볕을 주는 일.’


곁과 볕 그 사이에 사람의 온기가 담겨있는 모임에 나는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여전히 조심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각자 마스크를 끼고 대화를 나누고, 다닥다닥 붙지 않도록 거리를 둔 채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무슨 글을 쓸까 늘 고민이다.

주제에 걸맞은 글을 써도 제대로 써내려지지가 않아 답답하다.

시간은 갈수록 흐르고 초조한 마음을 움켜잡아본다.

써도써도 만족스럽지 않은 글처럼 느껴졌다.

전부 내 힘으로 쓰려는 과욕이지 않았나 싶었다.


힘을 추욱 빼고 나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기로 했다.

사람들은 옹기종기 다양한 반응들이 튀어올랐고 나의 마음에 이윽고 볕이 들었다.



희뿌옇게 변한 나의 머리와 마음을 들여다본 글쓰기시간이었다.

타지에서 온 사람도 있고, 먼 거리를 온 사람, 여기까지 오려고 많은 노력을 한 사람과

자리를 마련하고 이 모임을 위해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들까지..

고마움을 알아가고 누군가의 수고에 보답하고자 따뜻한 마음이 한 데 모여 글을 쓴다.


머리에서 열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를정도로 손과 머리를 쥐어짜내어 글을 쓰는 사람들의 모습을

살펴본다. 어려운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담아낸다. 한 편의 글이 아름답게 피어올랐다.


써내려가는 글씨 속에 사람들의 마음이 담긴다.

전심을 담아 글에 위로를 건넨다.

마음이 배불러온다.

누군가의 정성어린 글을 지어다 배불리 먹었다.

뜨뜻하게 데펴진 마음을 가득 안고 집으로 가는 길

아쉬움보다 다음을 기대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이 일었다.


언제 끝날지 모를 코로나 상황 속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직접 사람 곁을 느끼기란 힘들어도 마음에 볕이 들어올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어디로 나가기도 조심스러운 시대 속에서 온라인에서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거나 혹은 익명의 채팅방에 모여 글을 쓰고,

생각을 나누는 사람들로 인해 마음이 연결되어 있음을 실감한다.


연결된 끈은 쉽게 끊어지지가 않는다. 어떻게든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

마음으로 연결된 끈이 있어 결코 외롭지도 않고 생각과 마음에 볕을 줄 수 있음에

이 힘든 순간도 지나갈 것이라는 기대를 해본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긍정같은소리하고 자빠졌네(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