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모임에서 쓴 글..
to.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을 당신에게.
2년 전 겨울. 저에게 찾아와서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몰라 입을 열기 힘들어하던 당신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금방이라도 울상이 될만큼, 언제 터질지 모르는 감정의 골에 저는 하염없이 당신만을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혹시나 제가 당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듯해서 부담스럽진 않으셨을러나.. 괜시리 조심스럽기까지 했지요.
하지만 당신은 어렵사리 한 마디 한 마디.. 깊은 수렁에 빠질 수 밖에 없던 상황을 애써 담담히 이야기했었지요.
저는 그 때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몰라 입을 다물고 생각에 잠겨봤습니다.
힘들어 보이는 사람에게 맥락없는 긍정따위는 심어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극복이란 분명 고지가 눈 앞에 보이는 사람에게만 통하는 이야기일 뿐.
깊은 수렁에 빠진 사람에게 필요한 일은 무엇이 있었을까요.
약을 처방하고 싶지도, 이 또한 지나간다는 희망고문따위는 그대에게 더 깊이 수렁 속으로 집어 던진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답을 내리지 못한 채 한참을 고민하다 교정 근처 숲길을 걸었습니다.
세찬 바람이 이리저리 불더니 촤락촤락거리는 이파리 소리며 나무와 나무사이 부딪치는 소리가 격렬했습니다.
그 사이로 미세한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비췄습니다. 냉기 속에 잠깐의 온기 한 줌이 그리웠는지 그 자리를 한동안 머물러 있었지요.
뒤늦게나마 당신에게 이 말 한 마디 해주고 싶었습니다.
추운 겨울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 당신에게 저는 한 줌의 햇빛이 되고 싶다는 이야기를 힘겹게 꺼내봅니다.
있어주는 것. 들어주는 것. 그 존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있다가 사라져 없어지는 말보다 강하다는 것을요.
어두운 숲길에 그림자가 당신을 가리고 드리울지라도 햇살이 멀찌기서 당신의 움츠러든 몸을 녹일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