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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길이음 Aug 02. 2021

리더 도전기

'인생 총량의 법칙'을 믿고 도전!!

"저 7월말까지만 근무예요. 7월 중순부터 남은 휴가 쓰고 8월부터 다른곳으로 출근

 이예요 "


전화기 너머 목소리에서 약간의 아쉬움과 시원 섭섭함이 묻어난다. 전 직장에서 함께 일했던 바로 직속 부하 직원에게서 전화가 왔다. 얼마나 반가운 소식인지 모른다.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에 쉬는 기간 없이 새로운 곳에서 일 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한 일이다. 현재의 직장보다 출퇴근도 멀고 가족과 떨어져 있어야 될지도 모르지만 직위는 지금보다 높아진 상황이라 옮기겠다고 했을때 주저없이 도전해보라고 격려해 주었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지역에서는 리더로 갈 수 있는 자리가 마땅하지 않고 지역내 선배들이 아직도 많이 있어 쉽게 자리가 나오지 않을 듯 했다. 조금 먼곳이기는 하나 전에 일했던 법인에서 운영하는 곳이기에 분위기도 낯설지 않을듯 하니 자신감 가지고 도전하라고 했다. 먼저 도전한 나를 보면서 용기 내었다는 말이 훅 내 마음에 들어왔다. 많은 도움은 안 되지만 그래도 누군가 가는 길에 먼저 길잡이 역할을 해 주었다고 생각하니 내 자신에게 나의 길을 잘 가고 있다고 토닥여 주고 싶다.


이직은 긴장의 연속이다. 현재의 직장에서 정리와 새로운 직장을 찾는 다는 것도 어렵거니와 새로운 곳에서의 적응 또한 만만하지는 않다. 그런 긴장의 과정인 이직을 나는 총 8번 했다. 공무원 말단으로 시작해서 공공기관, 협동조합, 출자출연기관, 정부 산하기관 등 주로 공공기관과 연계해서 하는 일을 하게 되었고 일을 하면서 보람도 많이 느꼈다. 기관의 특성상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협업이나 공모를 통해 사업을 만들어 내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나는 나름 이런 프로젝트형 사업을 좋아했다. 내가 노력한만큼 결과물이 보이고 함께 일 하는 사람들과 관계의 폭이 넓어지면서 다양한 경험도 쌓게 되었다.  그러나 일을 하다 보면 제도나 조직의 한계성과 상사와의 의견 차이로 인해 추진하고 싶었던 일들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있거나 내가 원했던 결과물을 만들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그럴때면 내가 리더라면..... 이라는 가정속에서 이해하려 노력하기도 했고 힘들어하는 직장 후배들을 다독이기도 했다. 그런데 정말 참지 못할 것은 외부의 영향으로 조직내 문제가 좌지우지 될때가 있다. 그런 상황에서는 공정함과 원칙에 입각해 진행되어야 하나 그것이 흔들릴때가 많고 특히 리더가 확고한 자기 가치관이 없을때 더욱 그렇다. 전문성이 약하거나 꾸준히 공부하지 않은 리더는 관계성에 의존하기 때문에 더욱 어려운 상황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관계성도 자기 전문성과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 오히려 독이 된다. 이런 상황일때가 제일 힘들었고 이직의 결심을 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제 사회생활 30여년 가까이 하다 보니 어느새 조직 환경도 많이 바뀌어 가고 있다. 조직환경이 여성들의 근무에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여성 리더가 우리 주변에 많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아직은 여성리더들이 차지하는 분야가 돌봄이나 서비스 제공  분야로  다양한 분야에 골고루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육아와 살림을 병행하면서 직장생활을 이어간다는 것은 매운 힘든 일이다. 이런 상황속에서 간부로서, 리더로서 성장하기까지는 본인의 노력이 많이 요구된다. 그 힘든 상황속에서도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도전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후배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 누구보다 가정살림과 육아, 시댁, 친정식구들까지 돌보면서 사회생활을 이어간다는 것은 정말 멀티플레이어(multiplayer)가 되지 않으면 이룰 수 없는 일이다. 나는 그래서 여성의 멀티플레이어 능력이 4차산업 혁명 시대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가끔 이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사회초년생으로 사회적응의 어려움이나 육아와 가정문제로 일을 그만두려는 후배들에게는 '인생 총량의 법칙'에 대해 이야기 한다. 우리의 인생은 언제나 나쁘지도, 언제나 좋지도 않다. 상황은 항상 변할것이고 지금과는 다른 상황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인생은 우리들에게 행복과 불행을 시간대별로 다르게 보여줄것이다. 지금 일을 놓는다고 해서 결코 뒤쳐지는 것이 아니라 그게 나의 인생의 경험이 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일을 할 수 있는 거라고 말이다.  지금의 어려움이 미래의 다른 행복으로 다가올 것이다. 새로운 리더에 도전하는 나의 후배들에게 언제나 화이팅과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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