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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길이음 Oct 08. 2021

자가격리-독방의 외로움

나도 꽃이고 싶다

코로나가 시작되고 나서 직장이나 집에서나 내 주변에 확진자는 없이 무사히 지나가나 보다 했다. 올해 들어서 백신 접종이후에는 위드 코로나로 갈 예정이며 거의 고지에 다 왔다는 심정으로 오매 불망 코로나가 끝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백신접종 2차 접종을 한창 외치면서 우리의 희망이 점점 커져갈 무렵, 내 주변에 확진자가 발생했다. 여름을 지나고 추석명절을 지나면서 확진자가 늘면서 내 주변에서도 확진자가 나온것이다. 그리 조심하였건만... 


걸린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더욱 확산되지 않아야 함으로 재빠르게 접촉자에게 알리고 진단을 통해 감염여부를 파악하고 밀접 접촉자를 격리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일이었다.' 2021.9.30 귀하는 코로나 검사결과 음성이며 밀접 접촉자로서 14일간 자가격리하셔야 합니다'라는 문자를 받고 평소에 공부방으로 쓰는 방에 나와서 따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속으로 '아~~ 이시간에 그동안 밀렸던 책도 좀 읽고 과제도 하고 공부도 해야겠다'라 생각하며,  호기롭게 '나는 잘 버티고 오겠소'하며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자가격리 들어와서는 자가격리 앱을 깔고  하루 3번 10시, 3시, 8시 발열과 기침 등 건강 상태를  당공무원에게 보고하게 되었다. 첫날은 직장 직원들의 건강상태 체크와 여러가지 뒷처리로 전화통화하느라 정신 없이 보내고 나니 저녁에는 혼자라는 것이 실감 나지 않고 잘 보냈다. 둘째날은 대학원 수업이 있어 온라인으로 수업 참여하느라 보내고 나니 하루가 잘 지나갔다. 세째날은 그렇게도 내가 좋아하는 일요일이었고 다음날은 대체휴일이 되는 날이어서 평상시 같았으면 산이나 절을 방문하기도 하고 풍경 좋은 카페에 가서 나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지냈을텐데 지금은 조그만 방에서 창문너머 지나가는 차만 바라보면서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세째날이후부터는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졌다. 스멀 스멀 게으름과 무기력이 나를 찾아오기 시작했다. 자가격리중 중간 진단으로 음성을 받았는데 2주동안 자가격리 해야 하나라는 의문이 들면서 나가지 못하는 답답함이 불만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주위 사람들은 내 성향을 알고 있기에 나의 자가격리를 무척이나 염려했다. '너처럼 바깥 활동을 해야 하는 사람이 2주동안 집 밖으로 못 나온다니 큰일이다'라며 위로를 해 주기도 했다. 내 기억에 아이를 낳아 산후조리하느라 집 밖에 못나간 경우외에는 집안에 하루종일 있었던적이 손에 꼽을 듯하다. 조금 시간이 나면 동네 뒷산이라도 다녀와야 기분도 상쾌해지고 하루를 알차게 보낸 뿌듯함이 있다. 그런 내가 하루종일 방 한칸에서 나가지도 못하고 사람도 못만난다니... 나도 몰랐지만 이건 나에게 벌이다... TV와 유튜브채널만 돌리면서 점차 멍해져갔다.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이해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사람의 온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1인가구가 늘어가고 어르신들도 혼자 계시는 분들이 점차 늘어가는데 집밖으로 나오기 힘든데 혼자 생활하는 분들의 우울감이 이해되는 시간들이다. 인생중 혼자만의 시간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가 어느날 문득 강제 자가격리 당하는 순간 밀려오는 외로움을 감당하기 어려울듯하다. 그럴때 필요한것이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소통이다. 세상과 단절되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하기 위한 '소통'이 필요하다. 그중 가장 좋은 것은 가족과의 '소통'이다. 가족이 없다면 친한 친구나 이웃이 '소통'을 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알면서 하기 어려운 일중에 하나다. 우리는 '소셜네트워크'에 살다보니 멀리 있는 사람과 친밀감을 느끼더라도 가까이 있는 사람과의 소통을 꺼리는 경우가 있다. 가족과도 하루 한번 이야기를 나누기 어렵지만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속 친구와는 수시로 이야기를 나눈다. 그래서 더욱 일상이 외로울때가 있다. 자주 보고 눈마주치고 이야기하고 들어주는 시간이 필요하다. 


나와 함께하는 모든이들이 자세히보고 자주보고 오래보아서 모두 누군가의 꽃으로 피어났으면 한다. 혼자가 아닌 함께라는 이름으로...... 



#코로나 #확진자 #자가격리 # 밀접접촉자 # 독방 # 1인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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