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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길이음 Sep 26. 2021

나는 이 '눔(noom)'과 결별하기로 했다

아직은 오프라인에서부터

올해초 페북을 보다 광고 영상에 나이 지긋하신 약사님과 워킹맘이 크게 시간을 내지 않아도 자기 생활 습관을 바꾸면서 체중도 감량하고 건강도 관리하게 되었다는 것을 봤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몸도 무거워지고 체중도 늘어가는 것이 무언가 대책을 세워야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순간에 이 광고를 보니 "정말 그럴까? "라는 호기심이 발동하였다. 더욱이 다이어트 제품을 파는 것도 아니고 식단 관리를 따로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앱에 나의 일상을 기록하고 매니저의 코칭을 받으면서 천천히 일상을 바꾸어 가다 보면 체중도 빠지고 성인병도 관리가 된다는 내용이었다. 외국 사이트이기에 혹시 사기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품어 가며 한번 결제 해보기로 했다. 


그렇게 1차 결제를 시도했다. 4개월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단다. 내 이번에는 내 생활 패턴을 바꿀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처음에는 매번 들어가서 체중을 기록하고 코치가 보내준 운동도 따라 해보면서 앱에 기록해 나갔다. 그러나 약간 거슬리는 것은 외국 앱이다 보니  건강관련 정보 번역이 부드럽게 해석되지 않아 거슬리기 시작하였다.  특히 코치는 한국사람인지, 미국사람인지 앱에서는 알수 없지만 예명인듯한 이름을 가진 분과 단답형의 대화를 하다 보니 약간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그래도 체중은 크게 변화가 없었지만 조금씩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일정부분 운동에 신경을 쓰려고 하는 노력을 하게 된다는 것이 좋은 점이었다. 그러다가 일도 바쁘고 한번 두번 기록하지 않다 보니 2개월정도만 앱에 기록을 하고 나머지 기간은 그냥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나의 약정 기간은 끝나 버렸다. 


그리고 더 연장을 하지 않고 2개월 정도 지나고 보니 따로 운동을 하지 않고 나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것으로 이 '눔(noom)'이 괜찮은 것 같다는 생각에 다시 4개월을 결제하였다. 그러나 나의 이런 생각은 정말 잘못된 것이었다. 이번에는 한달도 못갔다. 처음 시작할때는 호기심에, 내 자신이 게으른듯하여 2개월정도는 앱에 기록하고 운동하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이 앱의 기능을 조금 알고 누구랑 같이 하는 것도 아니고 코치와는 번역본인듯한 대화를 나누다 보니 정말 하기 싫어졌다. 그나마 체중이라도 적어서 관리하는 것이 좋은 거지 라는 생각으로 중간에 해지는 않고 지나다가 이번에는 아예 결제를 하지 않기로 했다. 


일상이 바쁘다는 핑계로 꾸준히 운동이나 식단 관리를 못하는 나는 누군가와의 관계속에서 나를 강제 할 필요가 있다.  이 '눔(noom)' 앱은 자기 스스로 기록하고 코치가 물어오고 운동영상을 보여주고 이 앱을 사용하는 분들과 채팅할 수 있도록 한다. 아쉽게도 나는 이 시스템이 맞지 않았다. 나는 동네 주민센터나 헬스클럽에 등록하고 거기 코치님과 강사님들과 소통하면서 현재 나의 몸 상태를 이야기 하고 함께 운동하는 분들과 수다도 떨면서 하는 관계를 더 좋아 하는 유형이었다. 물론 앱을 통해 오프라인으로 연결이 되기도 하겠지만 소통 없는 일방적인 공유는 왜 의미가 있는지 공감이 안되었다. 


나는 온라인에서 시작해서 오프라인이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가는 것이 맞는 타입이었다. 그래서 그만 이 '눔'과 이별하기로 했다.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 하는 운동이 대세이지만 이 '눔(noom)'이 없어도 나의 메모장에 기록하고 운동은 동네 공원을 걷고 지인과 함께 산책하면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아직은 오프라인이 좋은데 코로나가 언제 사그라들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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