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온기'와 '관계성'을 말한다
반백살이 넘어 큰 결심을 하고 대학원에 다시 재도전을 하게 된 것은 거창한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일찍 사회생활을 하면서 의문을 품어왔던 여러 가지 내용을 정리해서 학문적 주장을 해 보리라는 생각으로 다시 학교의 문턱을 넘어섰다. 조직운영에 대한 관심이 컸던 나는 비영리 조직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으나 공부하면 할수록 혼돈의 세계로 떠나기 시작했다. 기관에서 중간실무자로 일을 하면서 시스템의 문제를 많이 고민하게 되었고 사람으로 인해 일어나는 문제는 조직 운영 시스템을 점검, 수정하여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물론 그럴 수 있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다행히 문제 인식에 대해 조직 구성원이 이해하면 변화가 올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문제만 드러날 뿐 더욱 나쁜 상황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에 대한 의문 속에 조직에 속해 있는 조직원의 변화가
더욱 크게 느껴지면서 사람이라는 것에 초점이 맞춰지기 시작했다. 더욱 큰 것은 조직의 리더다.
조직의 리더의 인식의 폭과 리더십 특성에 따라 조직 구성원들의 변화가 다르게 나타난다. 업무의 자율성과 책임성 부여, 소통을 통한 협력 문화 조성, 타 기관과의 협력에 대한 정도 등에 따라 조직 구성원의 업무 역량이 많이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느끼는 시기가 되었다. 나의 관점이 조직에서 사람으로 변화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관점의 변화는 반백살 문턱에 대학원을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던 시절부터 생각하기 시작한 것 같다. 그 당시에는 조직이라는 틀 속에서 무언가를 찾아봐야지라는 생각이 강해서 알지 못했고 다시 시작된 조직생활을 거치고 이번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이다. 이 과정 속에서 나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내가 대학원에 다시 간 것은 지나온 나의 인생을 정리하고 싶었던 것이다. 일하면서 배웠던 것을 학문적으로 정리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학문적으로 정리한다는 것은 앞에서 논문으로 갖추어야 하는 일정한 규칙들을 가지고 정리해야 하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이 생각보다 크다. 여러 고민 끝에 나는 논문을 쓰지 않기로 했다. 나를 지도해주시는 교수님은 후회할 거라 하신다. 후회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학문적 논문이 아닌 나의 인생 논문을 쓰고자 한다. 반백살 넘어 깨달은 것은 다시 '사람'이다.
'사람'은 다시 들여다보는 '나'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엄청난 수업료를 지불하고 깨달았다. 앞으로 쓰게 될 나의 인생 논문에는 학문적 주장이나 가설은 없어도 '사람'에 대한 '온기'와 '관계성'이 있을 것이다.
이제는 인생 논문을 쓸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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