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커피숍의 주말 아침

by 달맞이

위로 길쭉하게 뻗은 가지에는 아직 잎이 몇 개 남아있습니다

맞은편에 있는 나무에는 잎이 조금 더 많이 남아있습니다


앙상해 보이는 가지지만 작은 새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쉼터입니다

주인과 산책 나온 강아지는 신이 난 듯 새들을 쫓아가지만

새들은 놀아줄 생각이 없는지 자기네들끼리 재잘대느라 바쁩니다


아직 쌀쌀한 것 같으면서도 따뜻해 보이는 바깥 풍경과는 달리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커피잔이 놓인 실내는

때마침 담뿍 쏟아져 들어온 햇살 덕인지

넉넉하게 틀어놓은 히터 덕인지

겉옷이 필요 없을 만큼 훈훈한 온도입니다


친절한 점원이 설명해준 떫은맛이 강한 커피와

어디부터 베어 물어야 좋을지 고민하게 만드는 배 불뚝 샌드위치는

이 풍경에 반드시 있어야 할 소품처럼 절묘한 조합을 이뤄냅니다


커피부터 마실지 샌드위치부터 먹을지 잠시 고민하다가

고픈 배가 시키는 대로 샌드위치부터 크게 한입 베어 물고

잠시 우물거리다가 얼른 커피 한모금으로 입안을 적십니다

달달한 샌드위치와 쌉싸름한 커피의 조합

이 놀랄만한 조화를 발견해낸 현인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생각보다 괜찮은 주말의 시작에서

쓸데없이 감상적인 어느 커피숍의 풍경이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사라지지 않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