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의 언어
나쁜 생각들로 가득 차 있던
구겨진 구름을 거둬내고
녹음 짙은 곳을 향해 여행을 떠나는 생각에 잠겨
잠시 몸을 쉬는 구석진 카페에 앉아
계절과 반대로 마시는 따뜻한 커피를 올려놓고
낮의 물결들이 하나하나 물을 제대로 일으킨
시간이 오면
매우 즐거웠던
상쾌하고 개운한 기분으로
사방으로 빛나며 한껏 나아가 보는 것이다.
나는 잘 살고 있냐는
진부한 질문은 생략하고
태양의 열매에 관하여
새로운 낮이 나에게 줄 열매는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모든 것이 내게 어긋났을 때
더욱 열정적이 되는 여행길처럼
하루를 떠난다.
나를 세상과 이어주던 입맞춤 덕분에
입술의 밭고랑으로부터
내 손으로 추수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낮과 밤을 반복하며
마지막 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하며
내 길 위에 선 마지막 사람처럼
죽지 않기 위한 마지막 전투처럼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다.
머릿속에는
솔방울과 넝쿨을 쑤셔 넣어
불이 붙어 있는 날도 허다하지만
다행히 근심이 타버리고 남은
재는 환희와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도 하며
언제나 등을 돌리는 석양을 바라보며
나에게로 돌아가는 시간을 기다릴 뿐이다.
펼쳐지는 나무에
미동도 없이
모든 계단 가려져 있는 점심을 보내며
사람들은 초록빛 사이를 걸으며
나뭇잎을 심는다.
일터 뒤쪽으로 나있는
공원 공터 뒤에 있는
좋아하는 카페에 잠시 몸을 맡기고
커피 한잔에 흐르는 음악과
비치는 햇살 사이에 앉아
사람들과의 간격을 지키며
무거운 비탈이 누운
고갯길에 잠시 쉬어가도
뭐라 말할 사람이 없다.
가벼운 우윳빛 속에서
드넓은 바다를 생각하든
발 사이로 스며드는 녹음의 초록 카펫을
생각하든
해변에 작게 반짝이는 녹슨 별처럼
자리한 모래가 빛을 마시고 있는
풍경을 그려도 상관없다.
영원히 오르다가 끝날 것만 같은
계단을 밟아가면서도
창밖의 나무는 상처 없는 과일의
빛깔로 물들고 있는 듯
그 속을 알 수가 없다.
저 나무에게도
정말 상처가 없는지
정말 상가 있는지를.
일기처럼 새겨져 있을
자신만이 알아보는 나이테에
꼭꼭 숨겨두어
자신을 누군가가 베기 전에는
알아낼 수 없는
이야기를 숨겨놓고 사는 듯
평화로워 보인다.
육체 없는 열정만이
끝없이 태어나는 낮은
시각의 죽음을 애도하며
별똥별을 볼지도 모른다는
헛된 꿈을 도시에서 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수직으로 솟은 지평선을
내 서투른 손안에 담을 수 없듯이
광대하고
언제나 낮에 흐르는 선율은
천사의 나팔소리가 아니지만
언젠가 들었던 하프의 선율처럼
하늘을 뿌려 놓는다.
내가 태어나 탄생을 통해 새벽과 겨루고자 태어난 인간처럼 살아가고는 있지만, 시간의 행렬에서 벗어나는 순간이 찾아오면 낮에도 번개처럼 들판을 내리치는 것들이 존재하고, 이유 없는 얼굴 위로 써지는 낮의 언어들도 자리한다. 나를 태우며 불이 싹 틔우는 내 심장을 살아가는 대지에 의식이라도 시키려는 듯 하지만, 이미 내 눈에 자리한 수많은 심장들이 타오르는 모습을 바라보며 스쳐가는 낮의 빛이 눈부실 뿐이다.
정화하고
희박하지만
만족하며
고갈시켜 가며
부수는 것들이 생길 테지만,
나에게는 양육할
몸 하나와
번식시킬
정신 하나만 자라히나
어쩌면
혼자라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라는 생각이 물드는 낮의 한 때.
햇살이 부서지고
구석진 카페
음악이 고이는 자리에서
뜨거운 커피는
마지막 시간을 가리키며
돌아갈 준비를 하듯
달아오른 몸을
조용히 식혀간다.
: 앙드레가뇽의 곡입니다.
연민, 동정심, 측은지심.
일을 하다
잠시 쉬는 시간이 오면
앉게 되는 카페에는
그런 낮도 있습니다.
스스로 느끼는 것에는
이유가 없습니다.
챙피할 것도
부끄러울 것도
없습니다.
솔직한 감정을
잠시 담아보다가
몸과 마음을 잠시 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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