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마음을 길고 긴 낭떠러지로
밀어내지 않기로 했다
오늘은
그저 한 발 물러서서
바라보기로 했다
미움이 찾아올 때
나는 그것을 서둘러
문밖으로 내보내지 않는다
미움도 길을 잃은 감정이어서
잠시 앉아 숨을 고를 시간이 필요하다
음식이 체온으로 내려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듯
마음 또한 소화될 시간을 요구한다
지금 당장
용서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나는 나에게 말해준다
기억은 지우는 것이 아니라
침전되는 것임을
이미 여러 번 배웠기 때문이다
사람은 둘로 나뉜다
사람을 먼저 헤아리는 자와
일의 무게를 먼저 짊어지는 자
나는 언제나
완성되지 않은 책임을 등에 지고
사람보다 결과를 먼저 바라보며
하루를 통과해왔다
그래서 마음은 자주
말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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