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에 중독된 시대, 우리가 잃어버린 감정의 정차역
유리 지붕 아랫사람들은 저마다의 저녁을 들고 흐른다.
정장은 피로를 증발시키며, 형광등 속에서 물결이 되고, 휴대폰의 푸른빛은 하루의 잔해처럼 얼굴에 묻는다.
계단은 심장처럼 위아래로 숨을 몰아쉬고, 발걸음들은 시간에 쫓긴 금속성 비둘기들처럼 느껴지고 있었다.
나는 군중 속에서 나를 잃고, 잠시 자유롭게 헤엄을 치다가 겨우 방향을 잡아 철로 위로 저녁이 지나가고 있었다.
퇴근길. 문득 용산역에 새로 생긴 한 매장의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수많은 향기가 다른 사람의 숲을 지나 하루의 고단함이 무겁게 느껴지는 순간. 숲을 뚫고 멈춰 선 플랫폼에서 나는 도파민 익스프레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설국열차 같은 사람이 살 수 있는 여건들이 갖춰진 것이 아니라. 만약 도파민이 매일 가득한 열차라면 어떨까를 생각하면서 말이다.
속도에 중독된 시대, 우리가 잃어버린 감정의 정차역. 도파민 익스프레스.
광고를 붙인다면 이 정도 카피가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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