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뒤에야 이름을 얻는 감정들
오랜만에 토요일 쉰다는 것에 행복을 느끼지는 않았다.
회사의 스케줄이란 변화무쌍한 것이기에 그동안의 빨간 날의 지옥에서 고생했다는 보상쯤으로 여기기로 했다.
혼자 사는 남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집을 잘 꾸미고 사는 일이다.
산책이나 책방을 빼고는 밖을 나갈 일이 거의 없는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집이다. 내가 머무는 공간.
하얀 정신병원처럼 꾸미고 사는 나에게 필요한 것들은 늘 존재한다. 경기도에 자리한 이케아를 가기로 했다.
얼마 전 어머니를 보내고 난 후 시름에 빠져 있는 친구를 불렀다. 바람이나 쐬러 가자고.
나는 이미 부모님을 모두 보내드려 보았기에 그 마음이 얼마나 힘든지를 이해하고 있었다. 친구 녀석 역시 비혼주의자가 된 것은 나와 마찬가지였다. 우리의 살아온 환경은 비슷했다.
가끔 나는 왜 어르신들은 이렇게 추운 날에 떠나실까를 생각해 본다.
어쩌면 하얀 눈을 계단 삼아 하늘로 올라가는 길이 너무 멀기에 일찍 길을 나서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아버지. 내겐 증오했던 아버지가 있었다.
나는 아버지를 사랑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모든 것이 사라졌을 때. 아버지를 보내면서 흘리는 눈물 속에 알았다. 나는 아버지를 정말 사랑하고 있었다고 말이다. 증오하든 혐오하든 미워하든 누군가가 사라져야 비로소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사랑을 했기 때문에 아프다는 것을 말이다. 이것이 내가 말하는 사랑의 감정이다.
이케아로 가는 길은 오랜 시간 친구로 지낸 녀석들의 담담한 이야기로 시작됐다.
친구: " 생각보다 힘드네...."
나: " 그게 그럼 당연히 힘들지 쉽냐...."
친구: " 넌 어땠니? "
나: " 힘들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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