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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by 구시안

및 - 구시안




나는 나이면서도 아니며
그림자는 나보다 먼저 걷는다
그 그림자의 그림자조차
이미 다른 이름이다



이 접속사는
나를 나에게서 분리하는 얇은 칼날
나는 나, 또 다른 나,
이름 붙일 수 없는 호흡들

계절이 내부에서 무너지고
색은 소리를 얻고
소리는 촉감으로 번지다


끝내 나를 놓친다

나는 여러 개로 갈라진 창문
서로 다른 하늘을 동시에 본다
각 하늘은 서로를 모른 채
각자의 빛으로 나를 호출한다



나는 동시에 있고
동시에 없다

이 문장은
나를 떠나
다른 손에서 다시 시작된다


나는 내가 아닌 것들로 이루어지고
부정과 가능성,
도착하지 않은 결말들로 흔들린다

어느 날
나는 나를 잃을 것이다
그러나 그 상실마저
또 하나의 나로 남는다

그래서 나는 계속된다
끊어지지 않는 접속 속에서
나, 너, 우리가 아닌 것들까지

이 세계는 하나의 문장
나는 그 안에서
쉼표일지

아니면

끝내 발음되지 못한 채

사라지는
여백일지



나는 나,

타자(他者),

무명(無名)의 호흡들

그 미지(未知) 속에서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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