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은 언제나 우회로를 선택한다
사람은 말하면서 동시에 숨긴다.
침묵은 언제나 무언이 아니라 선택이며, 발화는 언제나 진실이 아니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말을 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감정일수록 다른 방식으로 우회해 표현한다. 감정은 종종 정면에서 말해질 때보다, 숨겨질 때 더 선명해진다.
목소리를 숨긴다는 것은 단순히 말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감정을 직접 노출하지 않기 위한 기술이며, 사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익힌 일종의 생존 전략이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너무 솔직해질 수 없다는 것을 아주 일찍 배운다. 솔직함은 때로 상처가 되고, 약점이 되며, 오해를 불러온다. 그래서 사람은 감정을 포장하고, 변형하고, 다른 형식으로 전환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 순간부터 예술이 시작된다.
사람은 감정을 감추기 위해 비유를 사용하고, 농담을 던지며,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직접 말하면 견디기 어려운 진실은 문장 속으로 숨어들고, 감정은 형식을 입는다. 이것은 회피가 아니라 변형이다. 말하지 않음으로써 감정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정교한 언어를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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