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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눈물

시(詩)

by 구시안

1부 - 건조주의보. 여섯 편의 시



인공눈물 - 구시안



울지 않기 위해
눈에 떨어뜨린 것은

감정이 아니라
기술이었다



눈은 젖었지만
마음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건조했다



슬픔은
스스로 흘러야 하는데
나는
약국에서 산 투명한 액체로
그 시간을 대신했다



아픔은 여전히 있었고
다만
보이지 않게 되었을 뿐

사람들은
괜찮아 보인다고 말했고
나는
그 말에 맞게
눈을 몇 번 더 깜빡였다



인공눈물은
눈을 보호하지만
울 이유까지
지워주지는 못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울지 않기 위해
조용히
한 방울을 더 넣는다



쓰레기통에

작게 구겨져 버려진

플라스틱 튜브가

작은 웃음을 토하며 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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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못한 감정과 쉽게 합의된 문장들 사이를 기록합니다. 빠른 공감보다 오래 남는 문장을 쓰고자 합니다. 내면을 중요시 여기며 글을 씁니다. 브런치 60일째 거주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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